5일, 참석 인원 40명 중 29명 '비상상황' 찬성...비대위 닻 올렸다
서병수 "최고위 기능상실, 권성동에 비대위원장 임명권 부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은 5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를 열고 현재의 당 상황이 '비상상황'이라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또한 당 대표 직무 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부여하는 당헌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9일 전국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비대위 출범이 공식화 하면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로 직무가 정지된 이준석 대표는 복귀가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상임전국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보는 당헌 유권 해석 안건을 참석 인원 40명 가운데 29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위원 54명 가운데 40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직무대행에게 비대위원장 임명권을 주는 '최고위원회 안'과 이준석 대표의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해진·하태경 의원 안'이 올라왔다. 그러나 조해진·하태경 의원의 당헌 개정안은 참석자 중 10명만 찬성하면서 부결됐고 결국 최고위 안이 채택됐다. 

서병수 상임전국위 의장은 이날 "당헌에 대한 유권해석안은 당이 처한 현 상황이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라며 "그 근거는 최고위 기능상실"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 사퇴 의사를 밝힌 후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잇따라 사퇴함으로서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다고 본 것이다.

서 의장은 "당헌개정 심의 작성안은 최고위안과 조해진 상임전국위원이 발의한 안을 논의한 결과 최고위 안이 채택됐다"라며 "전체 40명 중 4명 기권, 최고위안 26명, 조해진·하태경안 10명이 찬성했다"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이 8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그는 "전국위 소집 요구안이 의결됐다"라며 "오늘 심의 작성 및 작성한 당헌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9일 전국위 소집해 의결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9일 열리는 전국위는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서 의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고 전국위는 상임위에서 올린 안을 토론 과정 없이 찬반만 묻는 것이라 ARS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한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어느 정도 비대위원장 윤곽이 잡혀가는 것 같다"라며 '5선 중진급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당 내 5선 의원으로는 서병수 의장을 비롯해 김영선·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 의원까지 모두 6명이다.

한편, 이준석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구성되면 즉시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되고 비대위원장이 당대표 권한을 갖는다는 조항이 있다. 이는 현재 당 대표의 사고 유무와 관계 없는 것"이라며 이 대표 복귀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 국민의힘이 8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서 의장은 "지금 현재 일하고 있더라도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 즉시 최고위가 해산되기 때문에 당대표 직위도 사라지게 된다"라며 "누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그런게 아니고 당헌당규상 못박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상임전국위의 이같은 결정 이후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이제 사람들 일정 맞춰서 과반 소집해서 과반의결 하는 것도 귀찮은지 ARS 전국위로 비대위를 출범시키려고 한다"라며 "공부모임한다고 국회에 수십, 수백명씩 모이다가 전국위는 ARS로 해야하는 이유는 또 뭔가"라고 직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한심한 인식"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또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서는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던 삼성가노(三姓家奴) 아닌가.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도망갈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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