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전국위 "당 비상상황" 결론...비대위 체제 본격 시동
서병수 "당헌당규, 비대위 출범시 최고위·당대표 자동해임"
복귀 막힌 이준석,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 반격 예고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상임전국위가 당이 현재 '비상상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 이준석 대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이 대표는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상임전국위가 열리는 지난 5일 '바보들의 합창', 아버지가 셋인 종놈의 자식이라는 의미의 '삼성가노(三姓家奴)', '코미디'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동안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 보다는 당 상황을 관망해 오던 이 대표가 태세를 전환한 이유는 오는 9일,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로 최종 전환되면 기존 지도부와 당 대표인 이 대표 모두 '자동 해임'되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서병수 상임전국위 의장은 상임전국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가 종료된 뒤 당 대표로) 복귀가 불가하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당헌·당규상 비대위 구성되면 즉시 최고위 지도부가 해산된다는 조항이 있다.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권한을 갖는다는 조항도 있다"면서 "이것은 현 대표의 사고 유무와 관계없다"라고 말했다. 

벼랑 끝에 서있는 이 대표는 법적대응을 시사하면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라며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는 시점에서 (잠행을 끝내고) 공개 기자회견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요즘 들어 명예로운 결말 이야기 하는 분들에게 저는 항상 후회 없는 결말을 이야기 한다"라며 "그 후회 없는 결말이 결과적으로 명예롭기도 하고 당과 국가에 건전한 경종을 울리는 결말이었으면 하는 기대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이나 남았기에 개인 이준석이 피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년이나 남았기에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2016년에 비겁했던 그들은 2022년에도 비겁했다. 그 비겁함이 다시 한번 당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직격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를 통해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려던 국민의힘 앞에 또 다른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경우 끝없는 법정 다툼으로 이어져,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이 8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 제4차 상임전국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서병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과 악수 후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6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을 시사했는데, 우리 당이 끝이 보이는 않는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대단히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비대위를 결정하기 전에 당 지도부가 이 대표와의 관계를 정리해 놓고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아무런 정리 없이 비대위 체제로만 가면 당이 안정되나. 더 큰 혼란만 불러온다"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당 내에서도 최고위 기능 상실이나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될 경우 이 대표 거취 문제 등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계속 있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가 이런 부분에서 가처분 요건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무리해서 이 대표를 내보내려고 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온 거 아닌가"라며 "사실 비상 상황을 만든 이 대표나 권 원내대표 등 당의 위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마주 앉아 앙금을 좀 털고 나가야 하는데, 국민들 보기 부끄럽게 계속 집안 싸움만 하고 지 않나. 비대위로 간다고 능사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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