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반토막' 속출…미래에셋은 시장전망치 상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시 하락장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하자 지난 2년간 호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도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이 하나둘 발표 중인 가운데 각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 키움증권(사진)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1273억원으로 공시했다. 이밖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 내용에는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내놓고 있다. 주요 회사 중에서 가장 최근에 실적을 공시한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1273억원으로 공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6.5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는 단순 수치상으로도 ‘반토막’ 수준이기도 하지만 시장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2조415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5.53%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역시 1087억원으로 절반 수준인 50.87%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날 실적을 낸 미래에셋증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들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3213억원으로 공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순이익 역시 2635억원으로 1년 새 26.1% 줄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약 13% 늘어난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결과였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가 효력을 발휘했다고 자평했다. 

메리츠증권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이들은 2분기 순이익을 1569억원으로 추산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었지만 18분기 연속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의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4% 줄었다고 발표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93억원의 순손실을 공시했다. 하나증권 역시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79% 감소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금리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위축과 채권 평가손 등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쇼크는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긴 했다. 증권사들의 실적이 너나없이 추락하면서 한국거래소(KRX)가 공시하는 증권업지수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17.1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들어 4.30% 반등하긴 했지만 낙폭 회복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별로 회복의 속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이미 상반기 실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 상반기에 국내 증시를 하락하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3분기부터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다소나마 개선될 여지가 있겠지만 그 내용은 회사별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