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드디어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한 시즌 10승과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로 새로운 '전설'이 됐다.

오타니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 겸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에인절스의 5-1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 경기 승리로 오타니는 시즌 10승(7패)을 채웠다. 이미 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던 그는 이날 25호 홈런도 날렸다.

   
▲ 사진=LA 에인절스 홈페이지 캡처


1918년 베이브 루스가 13승-11홈런으로 두자리 승수-홈런을 기록한 후 무려 104년만에 오타니가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투수와 타자의 분업화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현대 프로야구에서 나온 기록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투수로 9승(2패)을 올리고, 타자로 46홈런을 날려 대기록에 근접했었다. 투수로 1승이 부족했을 뿐이었는데, 이번 시즌 아직 50경기 이상 남은 시점에서 10승 고지에 오르며 일찌감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7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시즌 9승을 올린 오타니는 이후 3차례 등판에서 잘 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을 미뤄오고 있었다.

이날은 마운드에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으로 선발 역할을 다했다. 3회말 2사 1, 3루, 4회말 2사 1, 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신중한 피칭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에인절스 타선도 오타니의 대기록을 도왔다. 3회초 스티븐 더거의 우중간 3루타에 이은 데이비드 플레처의 중전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아줬다. 5회초에는 오타니의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테일러 워드가 3점홈런을 쏘아올려 4-0으로 점수 차를 벌려줬다.

6회까지 투구를 마친 오타니는 7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우월 솔로포(시즌 25호)를 터뜨려 스스로 쐐기점을 뽑기도 했다. 이날 '타자' 오타니는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타석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한편, 오타니는 빅리그 통산 118개의 홈런으로 스즈키 이치로(은퇴·117홈런)를 제치고 일본인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 홈런 2위로 올라섰다.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최다 홈런 1위는 마쓰이 히데키(은퇴)의 175개다. 오타니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년 내로 마쓰이의 홈런수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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