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한국야구를 사랑한 흰 수염의 미국 할아버지, 케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

마허 전 교수는 2020년 혈액암 판정을 받고 투병해오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건강이 악화된 끝에 16일 하늘 나라로 떠났다. 향년 68세.

롯데 구단은 이날 공식 계정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I.P(Rest In Peace)"라고 애도의 뜻을 전하고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아시아드 장례식장에 장례 기간 동안 야구단 근조기를 설치하고 상조물품과 음료 및 주류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공식 SNS


한국전쟁 참전용사 부친을 둔 미국인 마허 전 교수는 2008년 한국에 온 뒤 롯데와 사직구장의 야구열기에 빠져 롯데의 열혈 팬이 됐다. 롯데의 홈경기가 열리는 사직구장에 거의 출근하다시피했고, 여건이 되면 원정 응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흰 수염을 휘날리며 푸근한 인상으로 열성적인 응원을 했던 마허 전 교수는 롯데뿐 아니라 KBO리그 팬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 됐다. 롯데는 지난 2017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 때 마허 전 교수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영산대 정년 퇴임으로 한국 체류에 곤란을 겪을 때 롯데는 구단 직원으로 채용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빈소는 부산 동래구 아시아드 장례식장 2층 VIP실에 차려졌다.

롯데 선수단은 17일 두산 베어스와 사직 홈경기에 앞서 추모 묵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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