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진정성 있다면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외교부가 '담대한 구상'의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RFEP) 가동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면제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핵화)협상에 나올 때 초반부터 제재 면제 제도를 활용해 RFEP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RFEP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개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따른 6가지 경제협력 방안의 하나로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설 경우 우리정부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광물·모래·희토류 등 지하자원을 받는 것을 말한다.

북한산 광물은 현재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으므로 RFEP이 가동되려면 해당 품목에 대한 안보리 제재 면제 조치가 필요하다.

이 당국자는 "유엔 제재 면제는 안보리 제재위에서 하는 것이다. 15개국이 동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협상에 나온다면 이런 우리의 구상을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외교부 청사(왼쪽)와 정부서울청사./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지금도 여러가지 인도적 사업엔 제재 면제를 받아서 이뤄진다. 기초적 아이디어는 한미 간 협의하고 있고, (북한이 실제로 협상에 나올 때)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팔 수 있는 걸 팔고, 그 대가로 북한이 지금 필요로 하는 식량·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을 사갈 수 있다면 북한에 가장 좋은 것"이라며 "제3자가 관리하는 에스크로 어카운트(공탁계좌)를 만들어 북한이 뭘 사면 그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시스템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많은 것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북한이 호응하는 것이 북한이익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호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이 추구하는 목표, 방향, 원칙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협상 초기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 이 당국자는 "체제안전보장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의 안보 문제에 대해서 협의하는 것"이라며 "북측도 그런 식으로 체제보장을 거론한 적 없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식정책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체제안전보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우리정부는 북한의,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지속가능한 평화정착이고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러가지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한 결과 북한이 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그 변화를 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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