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상반기 국내외 영업점 216곳 폐쇄…직원수 1391명↓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4대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최대 실적에도 불구 6개월만에 국내외 영업점 216곳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도 약 1400명 감축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의 비대면화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외 모두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6월 말 국내지점(영업점+출장소) 수는 2943곳(영업점 2569곳, 출장소 374곳)으로 전년 말 3079곳(영업점 2706곳, 출장소 373곳) 대비 136곳 줄었다. 영업점을 대폭 줄인 반면 출장소는 현상 유지한 점이 눈에 띈다. 출장소는 2~3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인근 지점에 속해 있는 형태다. 은행업무의 비대면화가 꽤 보편화되면서 영업망을 감축한 행보로 보인다. 

   
▲ 4대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최대 실적에도 불구 6개월만에 국내외 영업점 216곳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도 약 1400명 감축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점포 축소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이 878곳으로 지난해 말 914곳 대비 36곳 줄었고, 신한이 740곳으로 전년 말 784곳 대비 44곳 줄었다. 이어 하나가 597곳으로 지난해 말 613곳 대비 16곳 축소했고, 우리가 728곳으로 6개월 전 768곳 대비 40곳 줄었다. 

   
▲ 4대 시중은행 국내지점수 변화./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KB국민, 신한, 하나 등은 해외지점도 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들이 역점사업지로 꼽았던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지점 통폐합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해외지점이 587곳(지점 8곳, 현지법인 6곳, 현지법인자지점 572곳, 사무소 1곳)에서 521곳(지점 9곳, 현지법인 6곳, 현지법인자지점 505곳, 사무소 1곳)으로 크게 줄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KB부코핀은행은 355곳에 달하던 현지법인자지점을 288곳으로 대폭 축소했다. KB부코핀은행은 현지 자산 규모 19위의 중형 은행으로, 국민은행이 시장 잠재력을 고려해 아낌없이 투자한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이 은행은 지난해 약 2725억원의 순손실을, 올해 상반기에도 약 7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손실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지만 지점 통폐합을 통한 비용절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4대 시중은행 해외지점수 변화/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하나은행도 해외지점을 지난해 말 119곳에서 115곳으로 4곳을 정리했다. 대만에 지점 1곳을 늘린 반면, 캐나다와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현지법인자지점을 각각 1곳, 1곳, 3곳 정리한 영향이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점유율 2위 메신저 '라인(LINE)'과 협업해 지난해 7월 디지털 지점인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를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현재 45곳(법인 1곳, 법인자지점 44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그 외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27곳에서 지점 13곳을 폐쇄하며 올 상반기 17곳을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26곳의 지점을 유지했다. 

   
▲ 4대 시중은행 임직원수 변화/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은행 폐점 여파로 직원 수도 6개월 새 꽤 줄었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 임직원 수는 5만 5883명으로 6개월 전 5만 7274명 대비 1391명 줄었다. 정규직이 2100여명 줄었고 기간제직원이 700여명 증가했다. 은행권이 대규모 퇴직금을 제공하는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정규직 직원들이 빠져나간 영향인데, 이들의 공백을 기간제직원들이 채운 것으로 해석된다. 

직원 감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1만 2288명에서 516명 감원하면서 6월 말 현재 1만 1772명을 기록했다. 그 외 KB국민이 1만 6683명으로, 지난해 말 1만 7083명 대비 400명 줄었고, 우리은행이 1만 4268명에서 1만 3894명으로 374명 줄었다. 신한은행은 101명 감원한 1만 3534명으로 집계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장 고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점포 운영 효율성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업무가 보편화되고 있다"면서도 "은행들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공동점포, 무인점포 등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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