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공식 반응 "비핵화 가정부터 잘못된 전제" 지적
尹 향해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 따위와 바꾸겠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8일 담화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난하며 상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여정 담화는 노동신문에 게재됐으며, 담대한 구상은 윤 대통령의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공개됐으므로 사흘만의 북한 공식 반응이 나온 것이다.

김 부부장은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 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면서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북남관계를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평할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거기에 담대하다는 표현까지 붙여놓은 것을 보면 진짜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 '북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 잘못된 전제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역대 선임자들은 물론 미국까지 어쩌지 못한 '북핵포기'의 헛된 망상을 모른다"면서 "세상에는 흥정할 것이 따로 있다. 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정말 천진스럽다"고 덧붙였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이날 북한의 핵포기는 없다고 재확인하면서 담대한 구상 발표 다음날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며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밝혔다.

특히 김 부부장은 "윤석열은 자기 패당들이 때없이 나서서 무식하게 내뱉는 대결적 망발들이 어떤 큰 위협을 키우게 되겠는가를 깊이 걱정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와 일체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 우리의 권언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김 부부장은 "하루 전 우리의 무기시험발사 지점은 온천 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면서 "어째서 발사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조롱 섞어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모욕적인 언사를 이어가면서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이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다.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 따위와 바꾸자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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