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이후 계획 불확실한 미래비전
KG그룹 부동산 투기 우려 여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쌍용자동차의 미래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레스와 함께 기사회생의 기미가 엿보이지만, 3~4년 후 자동차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노하우가 없고, 토레스 이후에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나아가 현재 쌍용차 인수작업에 한창인 KG그룹의 부동산 거래에 대한 의심에 눈초리도 존재한다. 앞서 동부제철을 인수할 당시에도 인천공장 매각을 추진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장은 현재 일부 조건에 묶여 당장 매각이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장 이전으로 당시 많은 이들이 구조조정된 바 있다. 

   
▲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차 제공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새출발을 위한 관계인 집회가 1주인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6일 열릴 관계인집회에서 상거래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찬성하면 다섯 번째 새 주인을 맞는 마지막 관문을 넘게 된다. 

최근 상거래채권단이 낮은 현금변제율에 반발해 한 차례 위기를 겪으며 KG그룹은 기존 인수대금인 3355억 원에 300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 또 협력업체에 줘야 할 공익채권 2500억 원을 올해 안에 갚기로 했다.

상거래 채권단은 이를 수용키로 잠정 결정한 가운데 쌍용차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쌍용차가 수차례 매각이 반복했던 과오를 재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지속가능한 미래경쟁력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것. 

토레스가 현재로서는 흥행가도를 걷고 있지만 토레스 이후의 쌍용차 미래를 책임질 모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에서 가성비로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고, 승차감에 대한 문제도 지적을 받고 있어 초반 관심이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토레스의 현재 판매량은 동급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오랜 기간 동안 왕좌에 있던 싼타페 마저 넘어섰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6100대, 수출 4652대를 포함 총 1만 752대를 판매했다. 이러한 실적은 토레스 출시에 따른 판매 물량 증대로 지난 2020년 12월의 1만 591대 이후 19개월 만에 1만 대를 돌파한 것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대비 31.8% 증가했다.

내수 실적을 견인한 것은 토레스 효과가 컷다. 지난해 11월(6277대)이후 8개월 만에 6000대 판매를 넘어서며 전년 동월대비 7.9% 증가했다.

특히 신차 사전계약 역대 최고 기록을 수립하는 등 시장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토레스는 지난 달 15일 1호차 전달 이후 2주 만에 2752대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등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 쌍용자동차 토레스. /사진=미디어펜


현재 쌍용차는 토레스의 계약물량이 5만 대가 넘는다. 하지만 이런 토레스의 흥행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상품성에 대한 고객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까지 변화되고 있다. 

당장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도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보다 빠르게 시장의 흐름이 전환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쌍용차에는 미래시대에 맞는 전기차가 아직 없다. 현재 출시 중인 코란도 이모션은 기존 차량을 기반으로 전동화 시킨 모델로 당장은 시장대응이 가능하지만 2~3년 뒤의 미래를 장담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절실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쌍용차 특성상 신규 개발한 차량이 인기를 끌지 못하면 연구개발 비용 등의 조달이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어 어려운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약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 밖에도 KG그룹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KG그룹이 인수한 동부제철의 공장부지를 매각해 큰 이득을 챙긴 것 때문이다. 

KG그룹과 대한전선 간 부동산 거래가 있었다. KG그룹은 동부제철(현 KG스틸) 인수로 확보한 당진항 고대부두 부지를 지난 3월 대한전선에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는 곳 중 상당수는 평택공장 부지에 관심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는 만큼 KG그룹 역시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업계의 시선을 지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쌍용차의 공장부지 가격이 9000억 원 안팎에 달하는 만큼 향후 매각한다면 인수가격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내연기관 차량용으로 지어졌고, 시설이 노후된 만큼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필요하다. 쌍용차가 지난 16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기계장치의 장부 금액은 900억 원, 공구와 기구는 1743억 원이다. 

기계장치의 취득원가는 1조3093억 원인데 93% 가량 감가상각됐다. 공구와 기구의 취득원가는 1조4329억 원인데, 87.9% 이상 감가상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장치와 공구의 감가상각 누계액은 각각 1조1067억 원, 1조670억 원이다. 

즉 쌍용차의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 부지에 있다. 더욱이 부지 주변이 발달하며 부동산의 가격도 증가해 인수자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다. 이런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시대의 미래비전이 공개 되어야 하지만 이런 부분이 없다. 문제는 이런 계획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것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의심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KG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확실한 투자계획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인수작업이 진행 중이고 다음 주 관계인 집회가 예정돼 있지만 아직 마땅한 방향성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확실한 쌍용차의 기사회생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때다"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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