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고 친환경 제품 늘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실적으로만 기업 가치를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비재무적인 요소도 중요한 항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선보인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 샴푸와 바디워시의 내용물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사진=LG생활건강

19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그룹은 올해 초 전력 사용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한국형 RE100에 가입하고 전 전 계열사에 ESG 경영 전략을 적용해가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전체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이를 위해 화장품 관계사 한국콜마는 지난 6월 ESG위원회와는 별개로 대표이사 직속의 ESG경영팀을 신설하고 관련 현황을 챙기고 있다. 사업부서별 ESG 관련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실행 계획을 세워 배분, 모니터링 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사업 부문에선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친환경 종이튜브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4월엔 친환경 글로벌 패키징 기업 연우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세플라스틱을 천연 미네랄 유래 성분인 실리카로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도 개발했다. 배 석세포로 미세플라스틱을 대신하기도 한다. 배 석세포는 배의 껍질과 과심에서 추출하는 식물 원료다. 

이 밖에도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 산소중립 추진,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에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활건강은 이를 위해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클린뷰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화장품 포장재를 4R(Recycle-재활용, Reuse-재사용, Reduce-감량, Replace-대체) 관점에서 연구하고 합성 원료를 대체한 천연 유래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을 개발하며, 탄소 발생을 줄이는 워터리스 제형과 에너지 저감 공정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가 평가를 통해 윤리경영 시스템 등 ESG경영 항목별 리스크 요인과 개선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생산사업장의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100%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지난해 4월 ESG경영 위원회를 설립하고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생산사업장의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률도 10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한전, 에코네트워크와 전력거래계약(PPA)를 맺고 주요 제품을 생산하는 아모레 뷰티 파크에 들어가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투명 유리 용기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브랜드 로고, 제품명 등을 최소한으로만 각인하는 등 지속가능한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ESG경영 체제를 도입하기 전부터 병 재활용 캠페인에도 앞장서왔다. 2003년부터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서 회수하는 ‘그린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2200톤에 달하는 공병을 수거했다. 누적 참여 인원은 1400만 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 ESG는 기업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제는 ESG경영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했다"며 "화장품 기업에선 가치소비 트렌드와 탄소 절감 제품의 수요 등이 맞물려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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