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이준석, 선당후사 촉구" vs 이준석 "응원할게" 응수
친이준석계 김용태·임승호 등 "장예찬, 알량하고 졸렬" 맹공
홍준표, 계속된 내분에 "같은 편 손가락질, 구질구질한 정치"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으로 대표직에서 해임된 이 전 대표를 두고 윤석열 정부 출범을 위해 동고동락했던 국민의힘 청년정치인들이 분열하고 있다. 서로를 향해 '2시 청년','10시 청년'이라는 비난을 퍼부으면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 윤 대통령 당선인 청년보좌역, 인수위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 등을 지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숭고한 단어 앞에서 내로남불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비판하면서다. 

장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국민의힘에는 이 전 대표와 '친이준석계' 청년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다양한 청년들과 소통했던 청년본부장으로서, 이 전 대표의 선당후사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윤리위 징계 전후 대처와 당과 정부에 대한 일방적 비난은 국정 동력 상실의 주요 원인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장 이사장 기자회견 이후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과 당원들은 반으로 쪼개져 서로를 향한 비방전에 펼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정치인들과 당원들은 대통령 지지율 침체의 원인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아닌 이 전 대표로 지목한 것에 대해 "비겁하다"라며 장 이사를 비난했다.

이준석 대표도 장 이사를 향해 “그렇게 해서 니가 더 잘 살 수 있다면 나는 널 응원할게”라고 응수했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알라딘의 OST 'Speechless'를 공유하면서 앞으로도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친이준석계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당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때 장 이사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직격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YS(김영삼) 민주화 유산을 가진 정당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권력에 빌붙은 자들과 목숨 걸고 싸워 지켜온 역사 있는 정당"이라며 "모든 당 혼란의 책임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세련되지 못하고 무식한 방법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뒤흔든 윤핵관에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가 다 아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비겁하게 침묵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장 이사장은 “정치 말고는 사회생활 해 본 적 없는, 돈 벌어서 세금 한 푼 내본 적 없는 일군의 청년정치인들이 바로 ‘여의도 2시 청년’”이라면서 “이준석 전 대표 편에서는 청년들이 ‘여의도 2시 청년’ 그 자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나국대(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대변인들, 20억대 재산 신고를 해 돈 걱정 없이 정치만 하면 되는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은 정치·방송 말고 대체 무슨 사회생활을 했느냐”라며 “평범한 청년들이 겪는 취업과 자립의 문제를 경험한 적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전 최고위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엔 제 개인재산만 신고했지만, 2020년 총선에 출마할 때는 부모님 재산을 포함했다”라며 “누군가의 가벼운 입에서 나온 액수는 평생 재산을 모아 장만하신 부모님 소유 아파트 한 채의 공시지가가 포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또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 1기 우승자인 임승호 전 대변인도 장 이사장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 10시 청년. 국회의원 이름을 빌려 오전 10시에 소통관을 어슬렁거리는 분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도 장 이사장을 겨냥해 "정치적 위상이나 정치를 할 수 있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김 전 최고위원에게 뭐라고 하면 안 된다"라며 "장발장이 빵을 훔쳐도 호구지책이고 예찬이가 어떤길을 가도 호구지책이다. 그냥 레미제라블"이라고 비꼬았다. 

격해지는 청년 정치인들 설전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같은 편끼리 손가락질에 열중하는 구질구질한 정치"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잡스럽고 구질구질하게 지엽말단적인 건수만 붙잡고 같은 편끼리 서로 손가락질에만 열중하는 구질구질한 정치들만 한다"라며 "한 쪽은 오래된 성추문으로 공격하고 한 쪽은 되지도 않은 응석과 칭얼거림으로 대응한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