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장 부지 선정 전 과정, 과학적 분석·투명한 절차 따라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원자력학회는 29일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에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며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 한국원자력학회 로고./사진=한국원자력학회 제공

학회는 이날 자료를 통래 "곧 시작되는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치적 쟁점이 돼서는 안 되고, 지속가능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 시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확보는 원자력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탄소 중립을 위해 국민의 부담을 경감하고,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학회는 국민을 향해 "안전과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원전에 대한 찬반을 떠나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확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학회는 "전 세계 400여 기의 원전 운전 역사상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문제가 발생해 인명이나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사고는 없었다"며 "그럼에도 영구적 안전을 위해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깊숙이 묻어 우리의 생활공간에서 완전히 격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후핵연료는 구리용기에 담기고 찰흙으로 둘러싸 암반에 묻는다"며 청동기 시대의 구리 유물이 부식돼 파손되는 데만 수천 년이 걸린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방사성 물질이 여러 단계의 방벽을 뚫고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 나오려면 수만 년이 걸리지만, 기후 변화의 위기는 아무리 늦어도 금세기 내에 닥친다고 한다"며 "사용후핵연료와 기후 위기의 위험은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의 규모가 다르다"고 했다.

학회는 특별법에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운영 시기를 가능한 앞당기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을 볼 때 지하 연구 시설을 조속히 구축한다면 2050년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EU 택소노미에서도 같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분장 부지 선정의 전 과정은 부지 적합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투명한 절차에 근거해야 한다"며 "유치 지역에 대한 보상과 지원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고효율 처분 방식과 건식 처리 방식 등 사용후핵연료 처분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처분장 확보와 건설에 이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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