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머티리얼즈 등 3개사, 말레이 국영기업 ‘페트로나스’ 친환경 자회사와 사업협력 MOU
수소·연료전지·전기차 충전 등 SK 기술력과 페트로나스 사업 인프라 접목해 시너지 기대
[미디어펜=조한진 기자]SK가 말레이시아 1위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나스와 손잡고 친환경 사업 협력에 나선다. 최근 베트남, 싱가포르 등 친환경 기업 지분 투자 등에 이어 SK의 동남아 친환경 사업 시장 진출이 속도를 내고 있다.

SK는 최근 SK㈜ 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SK시그넷 등 3사와 페트로나스의 친환경 사업 자회사 젠타리가 친환경 분야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SK와 젠타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충전 등 분야에서 공동 사업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SK㈜ 머티리얼즈는 올 초 투자한 미국 8리버스의 기술을 활용해 블루수소 및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CCS(탄소포집·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SK에코플랜트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반 친환경 발전 및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사업을 담당하고, SK㈜ 자회사로 글로벌 2위 전기차 충전기 제조·운영사인 SK시그넷은 전기차 충전 솔루션,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에서 협력 모델 발굴에 나선다. 

   
▲ 서울 종로 서린동에 위치한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SK제공

각 사는 올 연말까지 사업 타당성 등 협력 방안을 검토한 뒤, 사업화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은 “SK와 페트로나스의 친환경 사업 협력은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며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사업 역량을 조화롭게 융합하고, 긴밀하게 협업해 미래 친환경 에너지 기술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페트로나스는 1974년 설립된 말레이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 전세계 50여 개 국에 진출해 석유와 가스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정부와 함께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한 뒤,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회사 젠타리를 설립하고 수소 사업 추진, 전기차 생태계 구축 등 친환경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SK는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넷 제로’를 달성한다는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고, 친환경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와 12월 미국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 등에서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 규모인 2억톤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가 기여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SK는 수소, 전기차 생태계 분야 등 보유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페트로나스와 사업 협력을 하면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석유·액화천연가스(LNG) 기업인 페트로나스의 생산 및 유통 인프라를 통해 수소 생산·공급,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등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은 SK의 전략적 해외 파트너십 요충지인 동남아 시장에서 단순 투자를 넘어 친환경 분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 베트남 태양광 전문 기업 ‘나미솔라’와 손잡고 현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국내에서 거래하는 사업에 나서기로 한 데 이어 싱가포르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기업 테스를 인수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 지분 30%를 인수했다.

앞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는 첫 해외 공장 입지로 말레이시아를 낙점하고, 6500억 원을 투자해 연 4만4000톤 생산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최태원 회장이 방한 중이던 브엉딘 후에 국회의장 등 베트남 정부 인사들과 ‘넷 제로’를 위해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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