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제 규모 한국 절반이지만 반도체 대기업 수는 2배 많아
대만 성공 비결, 첨단·미래 산업에 정부가 규제 풀고 전폭 지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만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절반이지만 반도체 대기업 수는 한국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만 정부가 반도체 등 첨단·미래 산업 분야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규제는 풀어주는 산업정책을 펼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에 의뢰한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규모는 대만의 2.3배지만, 반도체 대기업 수는 대만이 한국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에 의뢰한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규모는 대만의 2.3배지만, 반도체 대기업 수는 대만이 한국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전경련 제공


2021년 기준 대만의 국가경제 규모(GDP)는 7895억 달러로 한국(1조7985억 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하지만 대만은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를 비롯해 UMC(파운드리 세계 3위), 미디어텍(팹리스 세계 4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의 매출액 10억 달러 초과 반도체 대기업 수는 28개사로 한국(12개사) 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대만의 성공비결은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만한 첨단·미래산업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정책을 펼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전경련이 반도체 산업의 법인세 부담률(2019∼2021년 3년 평균)로 조세환경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26.5%로 대만(14.1%)에 비해 1.9배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단위로 살펴보면 격차가 더 확연했다. 삼성전자(27.0%), SK하이닉스(23.1%), LX세미콘(20.1%)등 한국의 주요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15%를 상회했지만 대만의 TSMC(10.9%), 미디어텍(13.0%), UMC(6.1%)의 법인세 부담률은 모두 15% 미만이었다. 

유 본부장은 “한국도 중요한 산업에 대해 대만처럼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국가경제를 견인할 미래 산업에 대해 인력, R&D, 세제, 리쇼어링 모든 분야에서 규제를 과감히 풀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준영 교수는 “대만은 미래 핵심기술 영역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같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분야의 경우 정부가 인력·R&D·세제 등 전 분야에 걸쳐 연계하고 세밀하게 지원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기술인력 확보의 경우 국내 우수인력 육성과 해외 핵심인력 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한국이 정책 활용 차원에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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