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현대건설,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안 제시
창동~도봉산 구간도 지상화 문제로 갈등…차질 불가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조기개통’을 핵심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경기 양주와 수원 사이를 잇는 GTX-C 노선이 지역 주민과의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어 목표 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0일 업계에 따르면 GTX-C 노선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은 기존 노선안 대신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는 새로운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기존 안에 따르면 GTX-C 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은마아파트를 끼고 직각으로 꺾이는 형태로 계획됐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할 수밖에 없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기존 노선안에 대해 아파트가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점을 들어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온 바 있다.

현대건설이 제출한 우회 노선안은 양재역을 지나 매봉산을 통과하며 강남구 내 주요 아파트 단지를 우회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은마아파트를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요청해왔고 이에 대한 답을 제출한 것은 맞다”며 “(제출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이 제시한 우회 노선안을 비롯해 다양한 대안을 두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과정 진행에 따른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국토부와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실시협약을 목표로 했으나 노선안에 관한 협상이 지연되면서 내년으로 시점이 미뤄졌다. 실시협약이 완료되면 본계약을 거쳐 본격적으로 착공에 돌입하는 만큼 사실상 노선안 수정이 불가능하다.

삼성역~양재역 구간뿐 아니라 창동역~도봉산역 구간도 노선 지상화·지하화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이 구간은 도봉산역 인근 분기점에서 남쪽 방향으로 지하 전용철로가 개설되면서 지하 창동역사가 신설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지하 전용철로를 개설하는 대신 기존 지상에 있는 1호선(경원선) 철로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수정된 계획안을 국토부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은 소음·분진 등 문제와 속도 저하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창동역~도봉산역 구간 지상화·지하화 문제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내년 1월쯤 나올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GTX 조기개통을 통한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 해소를 강조한 가운데 노선안과 관련한 지역 주민과 갈등 등 잡음이 계속되면서 개통 일정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최적안을 마련해 발주처 측에 제시한 것”이라며 “은마아파트 우회 및 노선 지상화·지하화 여부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정부·국토부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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