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주식·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저축성 예금에 돈을 넣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주식·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저축성 예금에 돈을 넣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한국은행은 6일 ‘자금순환(잠정)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2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39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24조5000억원)와 비교해 1년 새 14조500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2분기 가계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1년 전보다 늘어난 데 대해 "소비가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지만, 이전소득 등 가계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기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1인이상 기구)은 2021년 2분기 345만4000원에서 올해 2분기 394만3000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월평균 이전소득이 61만7000원에서 89만3000원으로 45% 증가한 모습이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2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80조9000억원)는 1년 전(80조1000억원)보다 8000억원 많았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18조9000억원)가 직전 분기(9조5000억원)보다 늘었지만, 작년 2분기(30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11조2000억원이나 감소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2분기 국내외 주식을 24조8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주식 취득액이 작년 2분기(31조9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년 새 1000억원에서 17조5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자연히 작년 2분기 21.6%로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렀던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올해 2분기 18.5%까지 감소했다. 반면 예금(43.1%) 비중은 1년 전(40.5%)이나 직전 분기(41.8%)보다 증가했다.

또 가계는 2분기 총 41조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1년 전(55조6000억원)보다 13조7000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자금조달액 중에서 30조60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대출)이었는데, 역시 작년 2분기(54조3000억원)과 비교해 차입 규모가 23조7000억원 급감했다고 한은 측은 전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2분기 순조달 규모가 46조9000억원으로 1년 전(19조4000억원)보다 27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이 49조3000억원에서 56조4000억원으로 7조1000억원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음에도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단기 대출 중심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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