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연속 금리 상승…11월에도 추가인상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증시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1년 만에 금리 3%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한 주식시장의 단기 쇼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월에도 또 한 차례의 '빅스텝'이 예상되기 때문에 불확실성도 이어질 전망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2022.8.25.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2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인상한 연 3.00%로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3.00%선을 넘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은은 지난 7월 이후 또 다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아울러 올해 4월‧5월‧7월‧8월‧10월 등 5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신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전례가 없는 기록임에도 한은의 이번 행보는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흐름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인상폭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일 따름이었다. 지난달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격인 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기 때문이다.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돌파한 것은 물론 지난 11일에는 전일 대비 22.8원 폭등한 1435.2원에 마감하는 등 외환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 폭등은 물가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환율 안정을 위해서라도 발 빠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금리상승은 증시의 악재로 인식된다. 시중 유동자금이 묶이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발표 이후 코스피는 오히려 오전의 약세장에서 벗어나 강보합으로 전환한 모습이다. 코스닥 역시 전일 대비 0.4% 정도 상승한 가운데 오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예상된 악재가 현실로 확인되면서 불확실성이 오히려 감소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감소됐을 뿐 대세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징후는 미약하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한 번 더 남아 있고, 이때도 한 차례 빅스텝이 단행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빅스텝 인상의 여지가 크며, 인상 사이클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이날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물가가 높은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암시했다.

결국 이날 금리인상은 증시의 ‘바닥’을 찾아가는 한 과정일 뿐 아직까지 방향성을 속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로 작년 8월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인상에 나선 한은은 이제 물가 안정 측면에서도 환율 안정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11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