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방향성' 비판까지 제기…증권가 "목표주가 조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카카오톡이 서버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로 주말 내내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가운데 관련주들의 흐름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도 완벽한 복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진행돼 온 카카오 그룹의 경영 방향성에 대한 비판도 다시 제기되는 양상이다. 

   
▲ 카카오톡이 서버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로 주말 내내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가운데 관련주들의 흐름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그룹주들의 주가가 장중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 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한국 시장도 이날 급락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코스피‧코스닥은 나름 하단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장 초반의 낙폭을 줄이고 있다.

카카오 그룹주들의 주가 역시 개장 직후에 비하면 오후 들어 약간 낙폭을 줄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봐야 카카오가 전일 대비 약 5.5% 떨어진 것을 위시해 카카오뱅크가 약 5%, 카카오페이가 약 4.7%, 카카오게임즈가 약 2% 하락한 모습이다. 

원인은 명백하다. 지난 주말 불거진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장애 때문이다. 단순히 카카오톡의 장애만이 아니라 카카오와 연계된 모든 서비스들이 한때 차질을 빚으며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주말 휴일이 끝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새 근무주가 시작된 이날 오후까지도 완벽한 복구는 되지 않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불안정성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로 남을 수 없다. 현재 정부 각 부처들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된 내용을 재난문자로 발송하며 업데이트 하고 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에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남기기도 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가장 의외라고 생각한 점은 서비스장애가 단순히 카카오톡 하나에서 그치지 않고 카카오가 연계된 모든 자회사 서비스들에까지 영향을 줬다는 점이다. 다음메일이나 카카오T 내비게이션, 콜택시 서비스까지 전부 마비되면서 역설적으로 국민들은 카카오가 얼마나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지 체감했다. 

2021년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도합 136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금융사인 카카오뱅크도 있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최근 신규상장(IPO)을 추진하다 잠시 연기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또 다시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카오의 '가지치기'는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는 단순히 계열사를 많이 거느렸을 뿐만 아니라 그들 중 주요 자회사들을 분할상장해 더 큰 논란을 빚었다. 그렇게 회사를 많이 분할하면서도 정작 데이터센터는 나눠놓지 않아 ‘화재’라는 일회성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게 됐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증권가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초래할 금전적 손실 계산에 이미 돌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면서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0만6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대폭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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