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10% 넘긴 증권사 나와…잔고 줄어도 '반대매매'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책정하는 신용융자금리도 10%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빚을 내서 신용거래에 나서는 세칭 ‘빚투’족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이자율 상승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금리가 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 위험성은 여전한 것으로 예상된다.

   
▲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책정하는 신용융자금리도 10%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신용융자금리란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고객 등급이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상이하게 적용된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 신용융자금리 10%대를 돌파한 곳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증권이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90일 초과 신용융자금리는 10.5%를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 중 최고 수준이다. 유안타증권도 151일~180일 기준 신용융자금리를 10.3%로 책정해 10%를 넘겼다.

대형사들의 금리도 만만치 않다. NH투자증권은 16일 초과시 9.9%를 부과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60일을 초과하면 9.9%를 책정해 10%를 목전에 두고 있다. 90일 초과 기준 신한투자증권(9.75%), DB금융투자(9.71%), 하이투자증권(9.6%), 키움증권(9.5%) 등도 9%~10% 사이에 이자율이 분포돼 있다.

이자율 상승은 비단 증권사 신용융자금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부터 증권사까지 전 금융권의 이자율이 함께 오르고 있다. ‘빚투의 가격’이라고도 볼 수 있을 신용융자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신용거래융자 잔고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2577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 수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23조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 급증으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잔고가 감소한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빚투에 대한 우려가 특별히 깊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신용융자금리는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최초로 '4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여전히 추가인상 여력이 남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신용융자금리가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부분이다.

주가가 계속 출렁일 때, 신용거래로 산 주식은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할 경우 곧장 반대매매 처리되기 때문에 주가는 하방 압박을 받는다. 일반 투자자들까지 신용거래의 영향권 하에 있는 셈이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용융자 연체 이자의 경우 이미 12%를 적용하는 증권사들이 존재한다”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감소했어도 시장의 부담이 될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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