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마다 상황 '천차만별'…부동산PF 리스크 부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 역시 그에 못지않게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주가 급락에 따라 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큰 운용사들 역시 아슬아슬한 상황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 역시 그에 못지않게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 전반적인 분위기가 급격하게 어두워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식시장 열풍과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었지만, 올여름 이후부터는 시장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어 분위기가 표변했다.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있는데, 대형사들조차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는 형편이다. 예를 들어 전날인 지난 27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685억원을 공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6.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운용사들의 순자산총액은 1444조6812억원 수준이다(평가액 포함). 이는 전 분기 1423조3792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전체 펀드 순자산은 0.2% 늘었지만,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91조1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3.9%(3조7000억원) 감소했다. 

채권형 펀드 순자산 역시 1.6%(2조원) 감소한 121조3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도 2.4%(3조5000억원) 감소한 143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타격을 더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부동산 투자에 주력하는 자산운용사들의 경우도 리스크가 훨씬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총액이 112조원 규모에 달하는 부동산 PF의 잠재적인 부실 위험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 전체의 리스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26일 내놓은 '2023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 역시 부동산PF 등 취약부문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PF의 경우 자산운용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하이르스크 하이리턴’ 옵션”이라면서 “회사 규모가 작은 곳일 경우 훨씬 더 혹독한 상황을 감당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면서 ‘양극화’ 현상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소형 자산운용사보다는 대형사들에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가 심화됐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는 회사들의 경우 갈수록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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