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기존 투자 계획 수정·재고 축소 등 혹한 대비
경영 환경 악화…정기 인사서 임원 수 조절 가능성도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움대내외 복합 위기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기업들이 투자 계획 축소 등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올해 정기 인사에서 찬 바란이 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기존 투자 계획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4분기와 내년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기업들은 방어 경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투자 재검토 △포트폴리오 조정 △재고 축소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하면서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금융위기였던 2008∼2009년의 업계 캐펙스(설비투자) 절감률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가 될 것이다.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 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이고, 내년에도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3분기 말 기준 4조5000억원 수준의 재고 역시 연말까지 1조원 이상 더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투자 계획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내년 투자는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투자는 업황 둔화로 당초 계획 대비 투자 규모가 소폭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며 “내년 투자는 계획을 수립 중이자만 올해보다는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1조원 가량 줄이고, 내년에도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또한 최소 수준으로 관리하겠다. 현재 재고는 4조5000억 원 수준이지만 연말까지 1조 원 이상 추가로 줄이고 추가 생산량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LCD TV(액정표시장치) 부문의 국내 생산 종료 계획을 당초 계획보다 6개월∼1년 앞당기고, 중국 내 생산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한편,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올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기업들이 임원 숫자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미중 경제 갈등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시장 전망이 어둡다. 기업들의 실적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는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호황기 처럼 임원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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