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는 자존심 강한 이탈리아인들에게 단순한 수도 이상의 가치를 지닌 상징적인 도시다.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로마 제국의 중심으로, 현재도 로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로마인’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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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카 제조사 페라리는 ‘로마’라는 아이콘을 꺼내 자사 신차 이름에 아로새겼다. 이탈리아의 자존심이자 자랑 ‘로마’ 칭호를 부여받은 페라리를 시승했다.
사진으로 처음 페라리 로마를 접했을 때, “특이하고 못생겼다”라고 느꼈다. 볼록 튀어나온 전면 그릴이 보편적인 디자인이 아니었고, 날카롭게 찢어진 헤드램프도 과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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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
신기하게도 사진을 계속 들여다볼수록 독창적인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고, 남다른 개성이 조금씩 좋아졌다. 그 이후 실제로 차량을 보니, “사진과 정말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으며, 다시 한번 “차는 실제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실제로 본 로마는 독특하며, 흠잡을 곳 없이 역동적인 실루엣을 뽐낸다. 또한 날렵한 선과 우아한 곡선을 절묘하게 섞어 올드 페라리 모델을 보는 듯한 낭만적인 느낌도 담았다. △전면 △후면 △측면에서 각각 색다른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고 바라보는 시선은 즐거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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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
3.9ℓ 8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DCT가 결합 돼 620마력을 발휘하며, 토크는 77.5kg.m다. 0-100km/h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이며 후륜구동 모델이다. 시승 코스는 페라리 반포전시장부터 강원도 정선까지 왕복 400km 구간을 달렸다.
로마는 페라리 고성능 모델을 담당하는 △F8 △296 GTB 등과는 결이 다른 모델이다. 유유자적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그랜드 투어러(GT) 차종이다. 그에 따라 기타 페라리 모델 대비 편안한 승차감을 갖추고 있다. 유연한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이 통통 튀지 않으며, 과속 방지턱도 큰 스트레스 없이 넘을 수 있다. GT 다운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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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
운전이 편해졌다고 만만하게 볼 차는 아니다. 620마력의 출력은 최고 시속 320km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을 숨기고 있다. 물론 실제 주행에서는 50% 넘게 가속페달을 밟을 일이 없었다. 그만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없거니와, 조금만 밟아도 충분한 출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만족스러웠던 점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기존 페라리보다 편안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GT카라는 특성에 맞게 재빠른 엔진·브레이크 반응보다 즐겁게 달릴 수 있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운전하는 사람만 즐거운 페라리가 아닌 동승한 사람도 행복할 수 있는 차라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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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인테리어 |
페라리 기준에선 편안한 차지만, 기본은 잘 지켰다. F1 레이싱카와 흡사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이 탑재됐으며 더불어 정밀한 핸들링은 페라리의 장점이자 특징을 보여준다. 운전자가 조작하는 대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핸들링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완성도를 지녔다.
시승 간 차량의 단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스티어링 휠 안쪽에 있는 계기판 조작부와 좌측 구석의 사이드미러 조작부의 조정이 여의치 않았다. 해당 조작부는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터치’ 방식인데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마음먹은 대로 조정이 되지 않았다. 특히 운전 중 달리면서 조정하기가 까다로웠다. 최신 차량다운 첨단 기술을 탑재한 페라리의 의도는 알 수 있었으나, 직관적인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 등 여러모로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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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엔진 |
한편 예상보다 좋은 연비는 깜짝 선물처럼 다가왔다. 국도와 고속도로의 복합적인 도로를 달린 연비는 8km/l 수준을 유지했다. 공인 연비 7.4km/l를 웃도는 수준이다. 운전자가 여유롭게 달린다면 일반적인 고성능 차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유류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페라리 로마를 직접 경험해보니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허락할 수 있을 만큼 매우 훌륭했다. △독창적인 디자인 △편안한 승차감 △즐거운 운전 감각 등 차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모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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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아울러 페라리가 왜 이탈리아의 자존심 ‘로마’를 들고 나왔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로마에 대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전설이 된 △엔초 페라리 △디노 처럼 페라리의 헤리티지 모델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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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계기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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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라리 로마 |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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