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유동성 확보 위해 태국 법인 '매각' 추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지난 2분기까지 유동성‧건전성 지표 측면에서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시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중소형사들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더욱 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이 태국법인 ‘다올 타일랜드’ 매각에 나서 시선이 집중된다.

   
▲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시 중소형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사진=KB국민은행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20일 '증권사 유동성·건전성 리스크 점검'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이와 같은 내용이 잘 드러난다.

언뜻 중소형사들에 대한 경고음은 다소 이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난 2분기까지 나온 수치들을 봤을 때에는 유동성·건전성 지표가 아직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의 원인이 된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증권사들의 유동성비율은 125%를 기록했다. 이는 3개월 내 만기의 부채를 같은 만기의 자산으로 모두 상환해도 25%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가 채무보증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사업을 확장해온 점을 고려해서 채무보증금 전액이 3개월 이내에 부채로 확정된다는 강한 가정을 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경우의 유동성비율도 2분기 기준 108%로 100%를 넘겼다.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순자본비율 역시 2분기 기준 718%로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의 금리 인상 기조다. 이 경우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할 수 있고, 중소형사들부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고서에서 곽 연구위원 역시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 충격이 발생하는 경우 채권, 주식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추가적인 증권 평가손실과 함께 주식거래 관련 수탁 수수료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보고서에서 곽 연구위원은 "자기매매 수익 혹은 부동산PF 등 특정 부문 수수료 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중소형 증권사는 일부 자산가격 하락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며 "이는 단기자금 시장의 투자심리 변화를 촉발해 건전한 중소형 증권사의 차환도 어렵게 만드는 유동성 경색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들 중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미리 대응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움직임이 이미 포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태국 현지법인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국 현지 ‘다올 타일랜드’ 지분 매각 입장을 정하고 인수 희망 금융사를 물색 중이라는 것이다. 

다올투자증권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1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태국 진출 사례는 다올투자증권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국내 유수 국내 혹은 대형 증권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올 측의 입장은 최근 상황에 대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인식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번 매각 추진에 대해 “당장 유동성에 어려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장기적인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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