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6070 향수 자극…"유년 시절 추억 상기"
티웨이항공, 기내 탑승 시 포켓몬 OP BGM 재생
제주항공, 인터넷 밈 반영…"브랜드 선호도 제고"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소비자들의 연령대를 고려한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와 인지도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외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 판매·서비스 제공 등에 열중하고 있다. 여객 서비스 업종의 특성 상 문화 콘텐츠와 같은 '소프트 파워'가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 대한항공, 향수 자극 태권브이 에디션 선봬

대한항공은 지난달 중순 경부터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몰에서 태권브이(V) 피규어를 1만3000마일에 판매했다. 국내 피규어 전문 제작 업체 블리츠웨이(BLITZWAY)·5프로 스튜디오와 협업해 3000개 한정판으로 제작한 태권브이 대한항공 에디션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요즘 아재들 항공 마일리지 털어먹는'이라는 제목의 글이 돌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 태권브이 대한항공 에디션./사진=대한항공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PVC·ABS 소재로 만들어진 이 제품의 높이는 17cm이고, 무게는 245.9g이다. 대한항공 시그니처 색상인 네이비·스카이 블루가 적용됐다. 네이비 컬러는 태극 마크 하단의 청색, 스카이 블루는 대한항공 여객기 동체 상단부에서 따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목 부분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목 관절도 이중으로 돼 있으며 손 부품도 모양에 따라 바꿔 끼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발바닥 부분에는 대한항공의 영문 로고인 'KOREAN AIR'와 'ⓒ1976 RTV'라는 글자가 각인돼 있다. 이단 옆차기·손날 치기·주먹 지르기 등의 포즈도 연출할 수 있는 등 '태권브이'라는 이름에 충실한 제품이다.

   
▲ 태권브이 대한항공 에디션./사진=대한항공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1976년 7월 24일 첫 방송을 탄 태권브이는 6070세대가 추억하는 대한민국 대표 거대 로봇물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시 10대 청소년이던 이들은 대부분 50대나 60대인 중장년층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점에서 태권브이 대한항공 에디션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알맞은 제품인 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 우수 스카이패스 회원들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고 태권브이 피규어를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제작했다"고 상품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아쉽게도 이 제품은 마일리지 전용 굿즈이고, 추가 제작할 계획은 없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대한항공 이스카이숍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현재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에서는 15만 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캐릭터 앞세운 저비용 항공사(LCC)들

티웨이항공은 737-800 기체에 포켓몬스터 25주년을 맞아 캐릭터 랩핑 작업을 했고, '피카츄 제트 TW'라고 명명했다. 해당 기재는 이달 말부터 김포국제공항에서 국내선과 국제선(대만 쑹산공항)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포켓몬 코리아가 티웨이항공 측에 제의해 시작됐다.

포켓몬 코리아 관계자는 "포켓몬은 즐거움을 만들어 내고, 세상을 연결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항공·관광업계에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늘 나는 피카츄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피카츄 제트 TW 랩핑 여객기./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이 일환으로 기내에 들어서는 순간 포켓몬 관련 보딩 음악이 탑승객들을 맞이하며, △보딩 패스 △배기지 팁스 △종이컵 △면세 쇼핑백 △기내 헤드 레스트 커버 △기내 창문 등에는 피카츄 캐릭터가 새겨지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1월 1일부터 '피카츄 제트 TW' 모형 항공기와 쿠션 파우치 형태의 담요, 키링, 젤펜 3종 세트를 기내에서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물품 소진 시 추가로 제작한다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포켓몬스터는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인기가 꾸준한 브랜드"라며 "포켓몬 코리아 측은 마케팅을, 당사는 탑승객들의 재미를 위해서 협업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 잔망루피 래핑 작업을 거친 제주항공기./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지난 7월 6일 국내 캐릭터 '잔망루피'를 모델로 선정했다. 빅뱅·이민호·김수현·송중기·동방신기 등 '한류 스타'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했던 점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뽀로로의 친구들 중 스핀오프격으로 떠오른 잔망루피를 공식 모델로 채택한 이유는 '군침이 싹 도노' 등 인터넷 밈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라며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대상으로 당사의 브랜드 선호도를 높여 해외 여행 회복을 촉진하고, 잠재 여행 수요를 이끌어내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자사 여객기 동체에 조종사·객실 승무원·여행객 잔망루피 랩핑 작업을 실시했다. 지난 8월부터는 잔망 루피 모형 비행기·승무원 잔망루피 인형·잔망 루피 트래블 레디백 등의 기획 상품을 출시했고, 항공권과 기내 헤드 레스트 등에도 해당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제주항공X잔망루피 트래블 굿즈 한정판 포스터./사진=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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