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출하 재개 철강업계, 업무개시명령 통해 정상화 기대
화물연대 비조합원들 운송 참여…"정상화 수준 아니지만 유의미한 물량"
1.2조 손실로 6월 파업 피해 웃돌아…정부, 철강 업무개시명령 발동 압박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진행 중이지만 다행이 철강업계의 제품출하가 재개됐다.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화물연대 일부 비조합원들이 운송에 합류하면서 철강재 출하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것. 나아가 이르면 8일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철강과 석유화학분야에도 발동시키며, 산업의 뿌리가 되는 철강업계의 물류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이날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7일부터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이 철강재 출하를 시작했다. 대부분 화물연대 비조합원 중심으로 제품이 운송되는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밤부터 물류회사를 통해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포항, 당진 등 각 지역 공장에서 하루 계획량의 최대 50% 출하를 목표로 철강재 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출하 차질 규모는 하루평균 5만 톤에 달했다. 

이 밖에도 동국제강과 세아제강도 지난 7일부터 일부 제품을 출하기 시작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비조합원 중심으로 운송이 늘어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품 출하가 시작되자 운송 현장에선 경찰이 주요 도로 등에 기동대를 배치해 화물운송 방해 행위에 대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수준의 출하 물량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의미한 수준이다"며 "이번 출하시작이 물류 정상화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의 2주간 파업으로 철강업계는 92만 톤 출하 차질, 1조2000억 원의 피해(지난 5일 기준)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피해규모인 1조1500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출하가 지연된 철강재를 야적장과 보관창고에 적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쌓아 놓을 공간이 부족하면 도로에 철강재를 쌓으면서 버텨야 한다. 

다행히 화물연대 비조합원들이 운송에 참여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명분 없는 운송거부 장기화로 우리 산업과 경제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며 "오늘 2차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개시명령 발동 대상은 운송사 240곳, 차주 약 1만 명이며, 철강 분야는 155곳 6000여명, 석유화학 분야는 85곳 4500여 명 규모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에 대해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었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는 파업이 길어지면서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철강 업계의 전날 출하 물량은 평소 대비 약 47%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비조합원들이 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었지만, 이번 업무개시명령으로 생업에 복귀하려는 의지를 가진 운송기사들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운송기사들이 빨리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시멘트 분야 출하량은 업무개시명령 이후 평시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운송기사 516명 대부분이 복귀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으나, 이번 주말 민노총이 서울 여의도에서 총 결의대회를 예고한 만큼 파업 열기가 완전히 수그러들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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