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IBK펀드 보유 금호고속 지분 100% 매각 주식 매매계약 체결
[미디어펜=김재현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바람이 현실화 되고 있다.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품에 안고 금호산업 인수 총력전에 가할 수 있어 그룹 재건의 꿈이 영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금호산업 매입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Dream again'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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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뉴스 |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루전인 26일 IBKS-케이스톤사모펀드(이하 IBK펀드)가 보유 중인 금호고속 지분 100%를 금호터미널에 415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금호리조트 지분 48.8%도 이번 계약에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과 금호리조트 지분을 함께 보유하게 됐다.
금호그룹은 27일 계약금으로 500억원을 납입하고 잔금은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 종료와 함께 납입할 계획이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뿌리와 같다.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그룹을 일으킨 모태가 금호고속이다. 고 박 회장은 1946년 미국산 중고택시로 출발해 '광주택시'를 세웠다. 1948년 광주여객 설립 후 버스운수 사업을 넓혔다. 금호그룹을 알린 출발이다. 그후 66년간 주인이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9월 고속버스사업부문 분할을 시작으로 사실상 금호고속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2012년 금호산업은 IBK투자증권, 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과 9500억원 규모의 패키지딜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의 핵심자산인 대우건설 지분 12.28%,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 금호고속 지분 100%를 함께 묶어 매각해싸. 총 거래 금액은 약 9500억원에 달한다.
금호산업은 우선매수권리를 이용해 3년 내 금호고속을 재인수하고 경영권을 위임받아 회생에 매진했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다시 품에 안았지만 장애물을 만났다. 금호고속 매각을 둘러싸고 되찾으려는 박 회장과 최대주주인 IBK펀드간의 갈등 때문이다.
IBK펀드는 지난해 11월 금호그룹에 의한 금호고속 매각 방해와 기업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김성산 대표를 해임하고 IBK펀드 운용인력인 김대진(IBK투자증권)과 박봉섭(케이스톤파트너스)을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금호고속 신임공동 대표의 직무집행정지와 대행자 선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올해 1월19일 광주지방법원은 김 전 대표의 매각 방해 행위를 인정하며 해당 신청을 기각했다.
같은해 IBK펀드는 3월 이후 금호그룹의 금호고속 매수에 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소멸될 경우 금호그룹의 재협상 권한을 원천 배제하고 경영능력과 임직원 고용안정화 능력을 갖춘 제3자 매수후보자를 선정키로 했다.
다행히 IBK펀드는 2월23일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그룹 측에 금호고속을 4800억원에 인수할 것을 제안하면서 협상테이블에 앉게 됐다.
금호그룹은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으로, IBK펀드는 매각가를 극대화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매각가격과 금호리조트 지부 분리 여부 등 계약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계약성사가 무산될 뻔 했다.
IBK펀드는 투자자 보호와 우선매수청구권 우선 원칙으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렸다. 금호그룹 측은 "그룹의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 재인수를 한 만큼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인수 마무리를 시작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호산업의 매입도 박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우선협상대상자와 개별 협상 진행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매입 작업에 탄탄대로를 깔았다.
오는 7~8월까지 금호산업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과 개별협상을 시작해 최종적으로 박 회장에게 가격을 통보할 예정이다.
한달 뒤인 9월 중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박 회장이 이를 수용하면 주식거래매매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내 대금을 납입하면 금호산업을 되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