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환율·물가 등 외부 변수에 소비량↓
물동량 감소세 따른 배송비 소폭 인상 예상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로 인해 물동량이 늘면서 지난해 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 등 국내 택배 3사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고 각종 외부 변수로 인해 내년 실적에는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 택배 터미널에서 근로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CJ대한통운은 9조1073억 원, 롯데글로벌로지스 2조9802억 원, ㈜한진은 2조12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사 합계 매출은 14조2162억 원에 달한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1%, 23.39% 18.1%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기간 중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와 한국통합물류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총 택배 물량은 36억2967만 개로,  조사되었으며, 2020년 33억7373만개 대비 7.5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70.3회, 국내 경제 활동 인구 1인당 128.4회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에 비해 각각 5.2회, 6.4회 증가한 것이다.

통계청 자료도 이를 뒷받침 한다. 올해 10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7조71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2% 증가했다. 이 중 12조9227억 원어치는 전년 동월대비 7.7% 증가한 모바일 쇼핑이 차지했다.

거래량이 많아졌다는 것은 곧 택배 회사들이 운송한 상자의 양도 덩달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장밋빛을 보이던 택배 업계지만 내년 시황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물가 상승과 불안정한 국제 유가 시장 탓에 글로벌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소비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물동량도 감소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만을 남겨둬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고 있고, 대면 활동이 대세가 되고 있어 택배업계의 호시절이 끝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업계 큰 손님이었던 쿠팡이 자체 물류 역량을 강화함에 따라 3사 중 ㈜한진은 다소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쿠팡은 올해 6월부터 로켓 배송을 자사 기사들을 통해 시행함에 따라 ㈜한진의 쿠팡 물량은 월 740만 개에서 370만 개로 반토막이 났다. 

이 같은 이유로 ㈜한진은 부족해진 물량을 채우고자 미국 우정공사(USPS)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통합 물류 서비스 제공·대한항공 운송 서비스 연계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 우정국과는 국제 물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내년 중에는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을 완공해 물동량 처리를 원활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역량을 발휘해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고 '도착 보장'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또한 내년 1월부터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택배 단가를 평균 122원 인상한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한 만큼 2·3위 사업자인 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 역시 배송 비용 인상을 단행할지도 관심사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에는 소비 부진과 오프라인 소비 회복이 예상돼 택배 시장 물동량 성장은 지난 2년 대비 다소 둔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회사 이익에 가장 중요한 국내 택배 부문은 원가 상승 등을 반영한 판가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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