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오창에 4조 투자…1800명 고용 계획
삼성SDI, 세계 최대 양극재 생산 역량 확충
SK온, SK이노서 2조8000억 원 유상증자 유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배터리 업계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충북 청주 소재 오창 공장 생산 라인 신·증설을 위해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관련 인력을 고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총 4조 원을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 신·증설과 설비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생산 라인의 경우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 하겠다고도 했다.

투자 진행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 업체 참여와 생산 자재·장비의 구매 등을 통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유도한다. 충청북도·청주시와는 투자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동안 약 1800여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도 했다.

   
▲ 독일 하노버 IAA 2022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각형 6세대 배터리(P6)./사진=삼성SDI 제공

배터리의 핵심 소재는 양극재다. 차세대 소재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삼성SDI는 지금까지 연구·개발(R&D)에 8776억 원을 투자했다. 이 중 올해 5147억 원은 올해 상반기에 집행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올해 10월 에코프로비엠과 합작한 신설 법인 '에코프로이엠'의 양극재 공장 'CAM7' 준공식을 가졌다.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 기지로, CAM6과는 연간 도합 9만 톤 분량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CAM7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주력 제품군인 P5(Gen.5)와 P6(Gen.6) 등에 적용되는데, 이렇게 생산된 P5는 독일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 자동차인 뉴 'i7'에 탑재된다.

   
▲ SK온 전기 자동차 배터리 유럽 2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온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80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받게 돼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사업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달 중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1조 원, 내년 중에도 1조 원을 조달받고 나머지는 한국투자PE 등 재무 투자자(FI)들로부터 끌어모을 계획이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8000억 원을 투자하는 FI들은 내년 중 최대 5000억 원을 추가 출자 할 수 있다. 따라서 SK온은 투자 재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기업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SK온은 지난 3분기 매출 2조1942억 원, 영업손실 1346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9062억 원 늘었지만 90%를 하회하는 수율 탓에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온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선 건 배터리 사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주주 가치 증대까지 노려볼 수 있어서다.

SK온 관계자는 "투자 재원 확보는 투자자 유치·국내외 정책 금융 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 재무 투자자 유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리튬./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편 탈 중국을 기치로 내건 배터리 회사들은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들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비해 미국과 자유 무역 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광물 기업들과 소재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3사와 황산코발트 7000톤과 수산화 리튬 25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고, 호주 기업과는 천연 흑연 공급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삼성SDI는 호주의 한 광물 업체에서 니켈 6000톤을, SK온은 2024년 4분기부터 10년 간 리튬 23만 톤을 호주에서 들여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재 확보에도 힘 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한양대학교와 산학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이에 따라 계약학과를 만들어 졸업생들을 채용한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서울대학교·성균관대학교 등과 채용 연계 학과를 설치해 배터리 인재 육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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