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여자배구단 감독과 단장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시즌 중, 팀이 잘 나가고 있던 상황에서 느닷없는 일이어서 그 이유에 배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흥국생명 구단은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흥국생명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온 권순찬 감독께는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은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홈페이지


말이 '사퇴'이지, 구단의 방향성과 맞지 않아 감독과 결별한다는 것은 사실상 경질이다.

프로 구단에서 감독이나 단장이 물러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성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거나, 뭔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 발생했을 때 감독이나 단장을 교체한다.

흥국생명은 이번 2022-2023시즌 14승 4패(승점 42)의 좋은 성적을 내며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현대건설(승점 45)과 선두 경쟁이 한창이다.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관중도 몰고다닌다.

이렇게 팀이 순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과 단장을 한꺼번에 물러나게 한 것은 구단이 내세운 이유만으로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흥국생명은 당분간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계획이다. 구단은 "권순찬 감독은 고문 형태로 계속 조언 등을 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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