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과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작별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 지휘하는 대회에서 우승을 시켜놓고 물러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9일 밤(이하 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2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결승 2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1승1무로 인도네시아를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박항서 감독은 관심을 모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과 한국인 사령탑 대결에서 승리했다.

   
▲ 사진=베트남축구협회 홈페이지


결승에 선착한 베트남은 말레이시아-태국의 또다른 준결승전 승자와 결승에서 만난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긴 말레이시아가 결승에 올라온다면 박항서 감독과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간 또 한 차례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이 펼쳐진다. 말레이시아-태국의 준결승 2차전은 10일 밤 열린다.

결승전은 13일과 16일로 일정이 잡혀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과 함께하는 마지막 두 경기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박항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5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동안 박 감독은 베트남을 동남아 최강으로 이끌며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잇따라 거둬들였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이어 2018년 AFF 스즈키컵(미쓰비시컵 전신)에서 베트남을 1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으며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됐다. '박항서 매직', '쌀딩크' 등 화려한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박항서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에서 베트남을 사상 처음으로 최종예선까지 진출시켰고, 이번 미쓰비시컵에서는 일단 결승까지 올려놓으며 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바라보게 됐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에서 베트남에 다시 한 번 우승컵을 안기고 떠나는 것만큼 지도자로서 멋진 '라스트 댄스'도 없을 것이다.

베트남이 이번 미쓰비시컵에서 우승하면 박항서 '매직'은 '신화'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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