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 종로 유흥가 큰 손, '천 빌라' 회장 사망 미스터리

"종로와 이태원에서 이 사람을 부를 땐 '천 빌라'라고 불러요. 1천 채 이상의 빌라를 갖고 있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휘감고, 3억 짜리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남자. 종로 일대에서 하루에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술값을 내며 화려한 재력을 보여주던 그는, 백화점과 유흥업소의 VVIP이자 1,000여 채의 빌라를 가진 '천 빌라' 회장님으로 불렸다. 

그런 그가 작년 10월 종로의 한 모텔 방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죽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수억 원의 거래를 했던 '천 빌라' 김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자,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들이 생겨났다.

게다가 수억 원의 현금과 금품을 싣고 다녔다는 차도, 매일같이 만났다는 애인도 그날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 과연 그 날 천 빌라 회장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


▲ 회장님의 두 얼굴

"부동산에 대해 알고 있는 거 같긴 한데 달달달 외운 느낌이었고, 혼자서는 절대 벌일 수 있을 만한 스케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죠." - 김 씨와 계약했던 세입자 -

"김OO이 1,100여 채를 해먹었다고 방송에 나오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지. 내가 봤을 때 김OO 아이큐가 100도 안 돼." - 김 씨의 지인 -

천 빌라 회장의 정체는 최근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빌라왕 김 씨였다. 그가 소유했다는 1,100여 채의 빌라도,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값비싼 명품들도 모두 전세 사기를 통해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빌라왕의 죽음이 알려지고 피해자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빌라왕의 진짜 정체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김 씨의 말투와 행동이 한 눈에 봐도 어눌했다는 것. 빌라왕 김 씨는 어떻게 1,100여 채의 빌라를 갖게 되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1,000여 명의 피해자를 감쪽같이 속였던 걸까? 그리고 김 씨의 지인들과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배후는 과연 누구일까?

▲ 1,100여 건의 수상한 계약, 그리고 배후

"본인은 김 씨를 투자자라 칭하고 데려왔는데, 김 씨가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할 때마다 툭 치면서 막고 약간 무시하고 하대하는 듯한 느낌? 투자자 연결해주는 브로커 같은 뉘앙스였어요." - 김 씨와 계약했던 세입자 -

처음엔 성실한 중개보조원이다는 김 씨는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기더니, 몇 년 만에 자신이 300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며 자랑했다고 한다. 

김 씨의 이력과 주변인물을 추적하고 1,100여 채의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김 씨가 빌라왕이 되기까지 그의 뒤에 있던 공모자들을 찾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가구만 1,139세대… 누군가에게는 삶의 전부였던 전세보증금을 빼앗고 거짓으로 기만한 일당은 과연 누구일까?


오늘(14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김 씨가 빌라왕이 된 과정을 추적하는 한편, 사라졌다는 그의 재산을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친다. 또 알고도 못 막는다는 전세 사기 수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현 임대차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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