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출신 인사 낙점…한일·상업 계파갈등 해결도 '숙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로 낙점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후보선정 후 첫 일성으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그 맥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는 임종룡 후보가 취임하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못다 이룬 ‘비은행 계열사 인수’ 과제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특히 임 후보가 농협금융 회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했다는 점이 재차 관심을 받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로 낙점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후보선정 후 첫 일성으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그 맥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6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낙점되면서 업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실상 ‘내정자’ 신분으로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게 된 임 전 위원장은 후보선정 후 ‘조직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먼저 꺼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측은 이번 임 후보 선정 배경에 대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서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현직 한덕수 총리와 함께 국무총리 하마평에까지 올랐던 임 전 위원장은 금융계 안팎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 관치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취임 후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을 속도감 있게 단행할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은 비은행 인수합병 문제다. 우리금융은 현재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지만 주요 금융지주사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를 갖지 못한 상태다. 마침 임 후보는 농협금융 회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한 경험을 갖고 있어 우리금융의 상황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농협금융도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모토로 움직이는 등 지금과 상황이 유사하다”면서 “인수합병 과정 전반을 총괄한 경험을 이미 갖고 있어 우리금융지주도 비슷한 패턴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그가 후보지명 이후 내놓은 ‘조직혁신’이라는 키워드에는 우리금융 내부에 존재하는 갈등해결 이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임 후보의 인사 정책이 그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금융 조직 내부를 자세히 보면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사태를 포함해 일부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태,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으로 나뉘는 오랜 계파 갈등 문제 등이 겹쳐 있는 상태다. 임 후보가 말한 ‘혁신’이라는 단어에도 이와 같은 문제를 겨냥한 ‘대수술’이 예고돼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은행업계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외부에서 낙점된 인사인 만큼 조직 내부의 문제를 객관성 있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이번 인사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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