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최근 불거졌던 올림픽 메달 연금 일시불 수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빅토르 안은 7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러시아 귀화 과정과 당시 메달 연금 일시불 수령 및 기부 사실, 해명이 늦어진 이유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모두가 힘든 시기에 시끄러운 이슈로 이름이 오르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궁금해하시는 부분들을 답변드리지 못한 이유는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어서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 러시아 국가대표로 활약할 당시 빅토르 안. /사진=러시아빙상연맹 SNS


빅토르 안이 말한 '채용 과정'은 지난달 성남시청 쇼트트랙팀 코치직에 지원했던 것을 말한다. 빅토르 안이 코치직에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성명을 내고 그를 비판했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면서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뒤 몰랐던 척했던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빅토르 안은 "한 치의 거짓 없이 말씀드리겠다"며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했고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을 만나 향후 훈련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귀화 제안을 하시면서 러시아 팀에 있는 러시아-호주 이중 국적자인 여자선수 타티아나 보루롤리나를 말씀해 주셨다"고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에 이중국적이 가능한 줄 알고 알아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는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많은 고민 끝에 7월에 귀화 결정을 하게 됐다"면서 "(귀화 결정으로) 수령한 (메달 연금)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다 판단되어 심장 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운동선수 후배에게 전액 기부를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귀화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8월에 러시아측 기사로 알려지면서 한국측에서는 연금을 7월에 먼저 수령하고 8월에 귀화를 결정한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 귀화가 알려진 것은 8월이지만 7월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아울러 "30년간 오롯이 운동만 하며 살아왔고 성격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일"이라며 "그 결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마치 사실처럼 비쳤다"고 했다.

끝으로 빅토르 안은 "저는 귀화 후에 언론(앞)에 서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며 이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빅토르 안이 지원했던 성남시청 코치직은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의 빅토르 안 비판에 이어 최민정 등 성남시청 소속 선수들이 '투명하게 코치를 선발해 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해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성남시청은 적격자가 없다며 코치를 채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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