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의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폭탄 발언(?)을 했다. 최근 나돌고 있는 자신의 은퇴설에 대해 "아예 생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은퇴를 입에 올렸다. 그것도 흥국생명이 시즌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날 나온 얘기여서 초대형 이슈에 불을 붙였다.

흥국생명은 15일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 경기 승리로 흥국생명은 승점 63점(21승 7패)이 돼 줄곧 선두를 달렸던 현대건설(승점 61점)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김연경은 팀내 최다득점인 19점을 올리며 승리와 1위 등극을 앞장서 이끌었다.

   
▲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SNS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최근 불거진 자신의 은퇴설에 대해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요"라고 되물은 뒤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 은퇴에 대한 것은 시즌 안에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나이로) 36살이고 오랫동안 배구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선수들마다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김연경은 이번 시즌 계속되고 있는 흥국생명 구단 내부 문제와 자신의 은퇴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 경질로 구단 내부 갈등이 드러났고, 새 감독을 선임하지 못한 채 감독대행의 대행(김경수 코치) 체제로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김연경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선수 생활 처음부터 지금까지 (팀 내부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최근의 일로 (은퇴를)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김연경의 현재 활약상만 놓고 보면 팬들에게 은퇴는 아직 먼 얘기로 여겨지고 있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17년간 활약해온 국가대표팀에서는 명예롭게 은퇴했지만, 이번 시즌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여전한 기량으로 팀의 주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관중들을 몰고다니며 V리그 흥행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올 시즌 후에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도 얻는 김연경이기에 보다 더 편안하게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배구 여제'는 정상에 있을 때 박수 받으며 떠나겠다는 생각을 갖고 은퇴를 고민하고 있었다. 김연경이 어떤 결정을 할 지, 팬들과 한국배구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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