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도·인니·베트남에 생산거점 확대…생산 및 수출 대대적 개편
중동에 시선집중, 국내 완성차…네옴시티 특수 함께 중요성 높아지는 '중동'
쌍용차, 사우디·UAE 수출 늘린다…사우디 조립공장 설립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 쌍용자동차까지 한때, 중국사업에 집중했던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의 자국브랜드 경쟁과열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오래전부터 노력해오고 있었다. 극단적으로 높았던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춘 현대차는 신흥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고, 쌍용차는 중동지역으로 새로운 판로개척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들./사진=미디어펜


이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면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17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 인도시장에서 각각 5만106대와 2만8634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 대비 비교해 현대차는 13.8%, 기아는 무려 48.2%나 증가했다.

양사를 합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증가한 7만8740대였다. 이전 월간 최다 기록이었던 2020년 10월의 7만7626대(현대차 5만6605대·기아 2만1021대)를 넘어선 수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을 통해 양적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사정이 달라졌다. 정치적 이슈와 국제정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중국 현지 판매는 2016년을 정점(약 113만3000대)이후 꾸준히 하락중이다. 

이에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생산체계가 갖춰진 중국공장을 활용해 동남아 수출물량에 투입한 것이다. 

먼저 인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생산 모델을 2~3 차종으로 축소,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나머지 차종은 중국에서 생산한 수출차가 채우는 방식이다.

현대차로서는 중국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동남아시아 주요 시장을 확대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 셈이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최근에는 중동시장 판매확대를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와 '사우디 자동차 산업 공동 육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현대차가 사우디에 중동 지역 최초로 자동차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골자로 한다.

현대차는 해당 공장에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생산을 위한 반제품 조립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가 사우디를 중동의 거점으로 삼은 배경에는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초대형 건설사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아라비아반도 홍해 인근 사막 한 가운데 인구 900만 명의 친환경 스마트 도시를 설립을 목표로 한다. 면적 규모만 서울의 약 44배로 사업비는 5000억 달러(약 615조 원)에 달한다.

네옴시티가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고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에서도 탄소중립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친환경차의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도 새로운 판로로 인식하고 판매전략을 변경하는 등 해당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 사우디 네옴시티 더 라인 예상도. /사진=네옴 더 라인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목표를 상향조정해 중동시장에 비중을 높일 전망이다. 

같은 맥락에서 쌍용차도 중동 국가 중 UAE 공략에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UAE의 'NEWEAST GENERAL TRADING JAFZA(NGT)'와 지난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7000대를 시작으로 향후 1만대 수준까지 물량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NGT는 중동 최대 자동차 부품 수입 및 유통업체로 최근 회사 고위 임원진은 한국을 방문해 쌍용차 평택공장 라인을 둘러보고 쌍용차와 UAE지역 기반 수출 확대를 논의했다. 

연평균 55만 대 시장인 중동의 전체 자동차 시장을 고려했을 때, 큰 볼륨을 차지하는 물량은 아니지만 쌍용차의 전체 생산물량을 고려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일감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총 4만5294대를 수출해 지난 2016년 5만2290대 이후 6년 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우디, 이라크,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에 총 3819대를 수출했다. 이런 쌍용차가 기존 판매량 대비 두 배 이상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쌍용차는 앞서 사우디 SNAM사와의 KD협력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SNAM사는 지난해 1월 현지 조립공장을 짓고 올해부터 1단계 현지 조립 생산을 시작한다. 향후 2단계 사업을 위한 공장 증축 이후 연간 3만 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쌍용차는 사우디와 UAE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중동 지역으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과거 중국지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의 악화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새로운 시장을 통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양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며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수요가 몰리는 시장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에 새로운 기대수요가 많은 동남아와 큰 이슈가 있는 중동 등으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