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술 확보위한 투자와 인재 육성 염두"
상생 지속 관심…‘미래 동행’ 철학 실천 의지 확인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은 경쟁이 치열한 기술분야의 지방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첨단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점검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본 지 10일만에 다시 ‘미래 선점’ 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지방 사업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지방 사업장 방문 때마다 경영진 간담회는 물론 임직원 소통 자리를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같은 ‘현장∙지방∙소통’ 행보에 대해 미래 선점과 지방과의 상생 의지를 담은 전략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변곡점 맞은 사업장 현장 경영 확대

이날 이 회장이 살핀 반도체 패키지 공정기술은 최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동안 패키지(반도체 칩을 전자기기에 부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공정)은 ‘후공정’으로 불리며 팹리스(설계)나 파운드리(생산) 등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맞춤형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첨단 패키지 역량이 반도체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간 ‘미세공정 경쟁’과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독자 칩을 개발하는 추세가 본격화 하면서다.

파운드리 선두인 대만의 TSMC는 방대한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해 패키지 기술에서 삼성전자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패키지’ 기술에서도 도약이 필수적이다.

QD-OLED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는 이미 중국과의 기술적 차이가 없어졌다는 평가인 만큼 QD-OLED는 미래 디스플레이산업의 핵심 승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이 회장이 방문한 패키지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향후 10년 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자산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확대해 나갈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기술적 변곡점에 있는 분야다.

재계 관계자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받는 중화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그들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책”이라며 “이 회장은 ‘앞선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육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곳’에 대한 지속적 관심

이 회장의 취임 후 행보에는 ‘지방’ ‘중소기업’ ‘협력업체’ ‘지역별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등도 핵심 키워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중소기업·지역인재 육성(SSAFY) 등 지방 경제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주체들을 찾아 격려를 지속하고 있다.

지방사업장에 대한 투자는 해당 지방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의 활성화로 이어진다. SSAFY를 통한 인재 육성은 지방의 취업난 해소는 물론 지방 기업의 ‘SW 인재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 등 글로벌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우리 보다 더 어려운 곳’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아울러 이들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 회장의 최근 행보는 지방에 소재한 ‘첨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모색하려는 것 같다”며 “이와 연계한 지방 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미래 동행’ 철학의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