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일각 "KBS 보도, 공정성 아니라 특정 정치세력 염두에 두고 보도" 비판 일어
최철호 前 KBS직원연대 대표 "정부에 타격 주기 위한 정치행위 비판 받기에 딱 좋아"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의 임명을 즉각 취소했지만, 그 여파가 만만치 않다.

자녀 문제까지 낱낱이 확인하지 못한 인사검증 난맥상이 드러난 것과 함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언론 보도 측면에서 공정성이 아니라 특정 정치 세력을 염두에 두고 보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27일 본보에 정순신 변호사에 대한 KBS 보도가 발령 직전에 이뤄진 것을 놓고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 역할을 방기한 것 아닌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언론을 일컬어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말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공기(公器)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이용하는 도구, 공공성을 띤 기관이나 관직이 사회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르는 말, 신문이나 방송을 뜻한다.

이는 사회적 소통 기능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건강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공적인 존재가 언론이기 때문이다. 

이번 KBS 보도는 시기상 윤 대통령의 인선에 굉장히 큰 충격을 가한 시점에 일어났다. 이에 대해 KBS 내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국가수사본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공영방송사의 편파 방송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결성된 공정언론국민연대 최철호 공동대표(전 KBS 직원연대 대표-前 KBS PD)는 이날 본보에 "KBS 보도가 순수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크게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철호 대표는 "이미 정순신 변호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게 1월 중순"이라며 "대표적인 일간지인 동아일보에 나왔는데, 정순신 아들 학폭 자료를 갖고 있던 KBS가 그때 보도하지 않고 내정된 직후 보도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 대표는 "임명되고 나서 보도하는 것은 사실상 현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정치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딱 좋은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KBS나 MBC가 현 정부에 대해 타격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편파 내지는 왜곡 방송한 것으로 지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렇게 의심 받아도 KBS는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이 견제해서 사전에 이런 인사를 막았어야 한다"며 "이는 처음에 거론됐을 때 (보도)하는게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 때에는 이런 (언론의) 기능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의문이다"라며 "조국을 비롯한 당시 여권 인사들이 문제될 때 언론이 엄격하게 검증한 적이 있는가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왜 KBS가 그런 식으로 보도하는 건가"라며 "이건 책임 있는 언론의, 우리 사회 전체를 걱정하는 언론의 견제 기능이라기 보다 마치 정부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시점에 보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걸 KBS가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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