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패배 1년 지났지만 패배 후유증 시달려
근소한 패배가 이재명 사법 리스크 가랑비로 여긴 탓
내홍 수습‧총선 승리 위해 사법 리스크 책임 통감 필요
   
▲ 정치사회부 최인혁 기자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혼란스럽다. 대선에서 패배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 0.73% 석패라는 아쉬운 결과가 반성 대신 자만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해 민주당은 정치 신인에게 정권을 빼앗겼다. 이재명이라는 골리앗을 내세웠지만 윤석열이라는 다윗에게 무너졌다. 골리앗에겐 역대 대통령 중 퇴임 직전 최고 지지율(45%)을 기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광이란 방패가 있었다. 하지만 대중에게 익숙한 클리셰를 바꾸진 못했다.

다만 진부한 결말을 맞이하는 과정은 달랐다. 현실의 다윗은 성경 속 모습과 달리 돌팔매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윗은 골리앗을 무너트렸다. 사실상 골리앗이 스스로 무너졌다. 서투른 돌팔매질조차 위협이 되는 사법 리스크라는 치명적 상처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승리를 거둔 다윗은 기쁨을 만끽하기도 잠시 어설픈 돌팔매질이 들통났다. 골리앗을 쓰러트린 다윗의 돌팔매 실력을 기대했던 관중들은 어부지리라는 평가와 함께 그의 곁을 떠났다. 현실의 다윗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얼마 가지 않아 20%대 지지율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다윗이 흔들리자 골리앗은 욕심이 생겼다. 상처를 치료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치료 대신 갑옷을 택했다. 서둘러 급조된 중갑옷을 껴입고 다시 링 위에 올랐다. 그의 화려한 복귀에 어부지리로 승리를 거둔 다윗은 금방이라도 제압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반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근본적 패배 원인인 사법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해 상처가 갑옷 안에서 곪아 터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설펐던 다윗의 돌팔매질도 늘고 있다. 불행히도 근소한 패배에서 비롯된 자만으로 골리앗은 또다시 자생당사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

실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연패했음에도 제1야당 대표로 금의환향하자 민주당은 적어도 정당 지지도에서만큼은 윤석열 정권을 압도해 국정 주도권을 넘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사법 리스크가 번번이 민주당의 폐부를 찔러 지난 1년간 ‘방탄 정당’이란 오명만 덧씌우고 있다.

   
▲ 1년 전 대선에서 석패한 민주당. 석패든 완패든 패배는 패배인데, 민주당은 아직도 석패의 미몽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링 위에 남아서 다시 싸우자고 외칠 게 아니라 일단 링에서 내려와서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애써 외면해왔던 사법 리스크는 내부에서부터 곪아 터져 ‘퇴진론’이 거세게 제기되는 중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아직까지도 이를 ‘내부 총질’이라며 그의 사법 리스크를 가랑비 수준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근소한 패배가 불러온 자만과 오만으로 보인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일 때마다 이들은 “5년짜리 권력 얼마나 대단하다고”, “0.73%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고”라며 패배의 반성보다 상대를 비꼬며 정신승리만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가랑비에도 옷은 젖는다. 근소한 차이도 패배는 패배라는 사실이다. 

다윗의 서툰 돌팔매질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서툰 돌팔매질에조차 골리앗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패배 원흉을 인정할 용기를 갖지 못한다면 지난날 가랑비는 오는 날 폭우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덧난 상처를 향해 날아드는 돌멩이가 무섭다고 골리앗에게 갑옷을 덧붙일 것이 아니라 링에 내려 상처부터 치료해야 다음 무대에도 오를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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