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강조
지방 '인재 인프라' 구축으로 수도권 쏠림 해소 기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이 국내 3개의 과학기술원과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 양성’과 ‘지역 상생’ 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평소 반도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가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과학기술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7일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전문 인력 신규 수요는 향후 10년간 약 12만7000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약 5000명에 불과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 인력난 심화로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생산·연구시설 해외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삼성은 학사‧석사 인력을 조기에 양성해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기존 4곳에서 7곳으로 확대해 인재 확보에 나서는 한편, 국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이날 울산과기원(UNIST), 대구과기원(DGIST), 광주과기원(GIST) 등 3개의 과학기술원과 협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급증하는 반도체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 국내 반도체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연세대(2021년), KAIST(2022년), 포항공대(2023년)와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해 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계약학과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 역량을 두루 갖춘 반도체 전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인턴으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멘토로 참여해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또한, 반도체 계약학과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고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계약학과 학생들은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취업이 보장된다.

매년 반도체 전문가 260명을 양성하던 기존 일부 계약학과도 정원을 확대할 예정으로, 여기에 3개 지역의 과학기술원까지 추가돼 신설되는 계약학과 학생들이 졸업하는 2029년부터는 매년 7개 반도체 계약학과에서 반도체 전문 인재 450명이 배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과학기술원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로 울산‧대구‧광주 등 비수도권에서 반도체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체계가 갖춰지게 돼 전국적인 반도체 '인재 인프라'가 구축될 전망이다.

UNIST, DGIST, GIST 등 3개 과학기술원은 이번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로 각 지역에서 반도체 전문가를 육성해 첨단 산업 현장에 배출하는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지역 반도체 전문 인재 육성으로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과 우수 인재들의 '수도권 쏠림'이 완화되고, 이를 통해 수도권 이외 지역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인재 육성과 산업 성장의 선순환 체계'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국가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및 과학기술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반도체 계약학과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계약학과 △산학과제 지원 △박사 장학생 △지방 국립대 지원 △사내 설비를 활용한 대학 연구 인프라 지원 등에 매년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미래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기초 과학, 원천 기술 등에 대한 국내 신진 연구자들의 혁신적인 연구를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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