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의 끈질긴 반격에 연패를 당해 먼저 2승을 올린 메리트가 없어졌다. 우승의 향방이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간 가운데, 어쩌면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는지도 모르는 김연경(35·흥국생명)이 허망하게 우승을 놓칠 위기로 몰렸다.  

4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도로공사가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역전승했다.

흥국생명은 홈코트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겨 우승을 눈앞으로 당겼지만 원정 3, 4차전을 모두 내줬다. 이제 두 팀은 2승2패 동률이 됐고, 오는 6일 흥국생명의 홈인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을 통해 우승을 가린다.

역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남녀부 통틀어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100% 우승했다. 흥국생명이 비록 5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갔지만 확률대로 결국 우승할 지, 도로공사가 리버스 스윕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며 반란의 우승을 할 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SNS


그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한 선수가 '배구 여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해외 진출 이전이었던 지난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2020-2021시즌 복귀했을 때는 흥국생명이 챔피언결정전까지 갔지만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한 시즌 중국리그에서 뛰고 이번 시즌 다시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정규리그 우승을 앞장서 이끌었고, 팀의 통합우승을 눈앞에 뒀었는데 도로공사의 반격에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연경에게 챔피언전 우승이 더욱 절실한 것은 어쩌면 현역 마지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후 은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은퇴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즉, 흥국생명을 다시 한 번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고, 박수를 받으며 현역 은퇴를 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확실하게 결정난 것은 아니지만 김연경은 배구선수로서 '라스트 댄스'를 추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김연경이 은퇴 결심을 굳혔다면 6일 도로공사전은 '라스트 댄스 오브 라스트 댄스'가 된다. '배구 여제'는 흥국생명 동료들과 어쩌면 마지막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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