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평양 인근에서 중거리급 이상 1발 발사”…日방위성 “ICBM 추정”
“고체연료 ICBM 첫시험 가능성, 정점고도 높아 완성도 상당수준 예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3일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면서 지난달 27일 이후 17일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군당국은 새로운 체계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할 경우 신속하면서도 탐지가 어려워 위협적이다.

이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1주년이 되는 날이자 ‘김일성 생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북한의 4월 연쇄 무력도발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남북 간 연락사무소 통신 및 동·서해 군통신선 모두 일주일째 차단된 상황이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3분경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사일은 비행거리 등을 고려할 때 ‘화성-12형’과 같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사일의 정점고도도 3000㎞ 이하로 탐지된 것으로 알려져 ICBM급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기존 비행특성이 달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일본 방위성은 “ICBM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신형 고체연료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가 아닐까 한다”면서 “북한은 2022년 12월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추진력이 140tf(톤포스)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ICBM급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전쟁억제력의 공세적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남한 지도를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2023.4.11./사진=뉴스1

이어 “북한은 지난 건군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무기를 등장시켰다. 오늘 발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시험한 고체엔진을 이용한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첫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첫 시험에서 중거리인지 장거리인지 혼돈스러울 만큼 정점고도가 높았다면 완성도가 상당수준이 아닐까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점고도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시험발사했던 무기체계와 조금 다른 새로운 방식의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분석한 내용으론 지금까지 시험발사했던 체계와 좀 다른, 새로운 방식의 IRBM을 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엔 ICBM도 포함된다. 지난 열병식 때 공개한 여러 무기체계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통상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3000~5500㎞일 땐 IRBM, 5500㎞ 이상일 땐 ICBM으로 분류한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단 분리’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체 3단의 고체추진 ICBM을 시험하기 전 2단 추진체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교수는 “오늘 발사가 고체연료 ICBM의 첫 시험발사였다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앞으로 대대적으로 성과를 선전하고 내부결집용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예상된다”면서 “또한 이날 탄도미사일이 기존 발사와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정찰위성발사를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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