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째주 생산량, 전주 대비 4.7%↑…설비보수·수출 시기 조정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시멘트 부족에 따른 건설현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건설현장 154곳 중 63.6%가 시멘트 수급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업체들이 올 1분기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3.6%(약 37만 톤) 늘렸으나,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월된 공사물량이 풀리면서 같은 기간 수요가 8.0% 확대됐기 때문이다. 

   
▲ 100곳에 가까운 전국 건설현장이 시멘트 수급 불안정에 따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시멘트 업체들은 즉각적인 보수가 필요한 생산설비를 제외한 물량의 보수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하고, 돌발보수 수리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원활한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대보수 및 환경투자(탄소중립 설비개조) 등이 진행 중인 킬른이 재가동에 돌입하면 생산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실제로 4월 첫째주 시멘트 생산량은 97만 톤(t)으로, 전주 대비 4.7% 증가했다. 가동 중인 생산설비(소성로)도 같은 기간 24기에서 28기로 늘어났다. 출하량이 5.2%(약 5만 톤) 축소된 것은 비로 인해 건설현장의 작업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 물량 중 국내로 돌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출시기를 조정하는 중으로, 이후 물량에 대해서도 이같은 조치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시멘트협회는 업계가 해외 수요처와 기계약한 물량 중 1~2분기 동안 25만 톤 규모를 연기하는 등 국내 문제 해소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쌍용C&E 동해공장./사진=쌍용C&E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협회와 쌍용 C&E 등 7개 업체가 참여한 '시멘트 수급점검회의'를 통해 시멘트·레미콘 업계와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표명했다.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이 최근 경기도 의왕시 소재 오봉역 시멘트 유통기지를 찾아 출하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3만 평 규모의 이 기지는 7개 시멘트사의 유통기지가 모두 들어선 곳으로, 연간 출하량은 268만 톤에 달한다.

업계는 대도시 인근 철도와 인접한 지역의 시멘트 유통기지 폐쇄, 기대 수명이 도래한 화차의 재사용을 위한 작업 지연 등도 수급 불안정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레미콘업계도 건설기계수급조절제도가 적용되는 믹서트럭의 증차가 제한, 탄력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안전운임제 시행으로 인한 육상 물류비 증가 등 수송여건이 악화되는 것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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