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축체계 무력화 시도…실전배치 수준 아니지만 개발속도 빨라”
“ICBM 운용 효용성 극대화 추진…SLBM, ICBM급 사거리 가능할 수도“
국방부 “중간단계 시험, 킬체인 무력화 우려는 기우…3축체계도 발전 중”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3일 오전 단행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첫시험이었으며, 북한은 신형 ‘화성포-18형’ 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중 점화하는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해 기습적인 공격으로 우리군의 킬체인 역량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북한 노동신문 등 당기관 매체들은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 발동기(다단계 엔진)들의 성능과 단 분리 기술, 기능성 조종체계를 확인했다”며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분리시동 방식으로 미사일의 최대속도를 제한하면서 무기체계의 각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진입 기술 및 폭발력 순으로 화성-18형의 시험발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전배치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발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이동발사대(TEL)에다 고체연료, 콜드런치까지 결합하면 우리의 3축체계 중 사전징후 포착과 선제 대응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로 북한이 13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ICBM)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딸 김주애,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함께하고 있다. 2023.4.14./사진=뉴스1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발사는 북한이 작년 12월 공개했던 대형 고체연료발동기를 드디어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해 ICBM급의 미사일에 장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인근 터널 속에 숨어 있다가 기습적으로 나와서 콜드런칭을 통해 신속한 발사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우리군 킬체인 역량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ICBM으로서의 시험발사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유는 이번에 고각발사로 사거리 1000㎞에 정점고도 약 3000㎞ 수준으로 비행했으며, 이는 정상발사 시 사거리로 환산하면 6000㎞ 미만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북한은 다음번 화성 18의 고각발사 시험 때 사거리 1000㎞에 정점고도 6000㎞(최소 5000㎞ 이상)을 기록해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개발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 연구위원은 “그런데도 김정은까지 나서서 열심히 선전하는 것은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조바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로 북한이 13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ICBM)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2023.4.14./사진=뉴스1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TEL, 고체연료, 콜드런치 등을 결합해 ICBM의 운용에 있어 효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더욱 주목할 부분은 북극성 시리즈 SLBM의 고체연료형 콜드런치를 ICBM에도 적용했다. 이는 잠수함에서 발사할 SLBM이 ICBM급의 사거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고, 동시에 지상 기반 ICBM과 수중 기반 ICBM 두 축을 운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북한의 북극성 시리즈 시험발사는 비행거리가 400~600㎞ 정도였으나, 이번에 콜드런치 방식으로 발사함에 따라 향후 SLBM 역시 고체형의 ICBM급 추력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이번 시험발사는 1단의 대형고체추진제로켓모터에 대한 시험검증이 주목적으로 향후 사거리 성능 1만㎞ 이상의 ICBM 추진체 성능(고각발사 시 정점고도 5000㎞ 수준)을 보여주는 고각궤적 시험발사를 조만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로 북한이 13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ICBM)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2023.4.14./사진=뉴스1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중국이 다탄두 ICBM의 완성까지 30년이 소요됐으므로 북한도 다탄두 ICBM의 실전배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4월 한미 정상회담 전후 정상각도의 화성 17형 발사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과시하고 대미 압박의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화성-18형’ 시험발사는 고체연료 방식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시험발사이며, 체계개발 완성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부 언론이 ‘킬체인 무력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기우이다. 우리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탐지, 타격,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3축 체계는 과거 최초 설계 개념에 고착하지 않고, 북한의 위협 변화 추세에 따라 기술적으로 계속 진화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