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2년차 내야수 이재현(20)이 만루홈런을 날렸다. 여러모로 의미가 듬뿍 담긴 '특별한' 그랜드슬램이었다.

이재현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그 1안타가 만루홈런으로 한꺼번에 4타점을 올렸다.

꼭 필요할 때 터져나온 한 방이었다. 삼성은 2회초 롯데에 2점을 먼저 내줘 리드를 뺏겼는데, 곧바로 2회말 연속 사사구와 상대 실책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첫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은 롯데 선발투수 스트레일리의 높은 공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SNS


이재현의 만루홈런으로 단번에 4-2로 경기를 뒤집은 삼성은 이후 난타전 끝에 9-7로 이겼다. 이재현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이재현의 시즌 2호 홈런이 데뷔 2년 만에 처음 터뜨린 만루홈런이었다. 또한 올 시즌 1호 만루홈런이기도 했다.

이 홈런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삼성 유격수로는 3년 7개월여 만에 기록한 만루홈런이라는 점이었다. 삼성 유격수가 마지막으로 만루포를 쏘아올린 것은 2019년 9월 4일 사직 롯데전 박계범(현 두산 베어스) 이후 처음이었다.

타격보다는 수비에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유격수가 만루홈런을 날리고 팀 승리를 이끌었으니 삼성으로서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팀 사기에 미치는 영향도 큰 한 방이었다. 삼성은 6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가 13일 SSG 랜더스전 11-0 승리로 간신히 연패를 탈출했다. 그리고 다음날 롯데전 승리로 2연승을 거뒀다.

연패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살리는 데 연승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것도 이제 2년차인 미래 자원이자 유격수인 이재현이 만루홈런으로 이끌어낸 연승이었으니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2022년 1차 지명 출신 유망주 이재현이 개인 1호이자 시즌 1호 만루홈런 한 방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움츠러들었던 삼성 팬들의 가슴을 활짝 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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