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NC 다이노스가 단독 선두로 나섰다. 팀 핵심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일군 성과라 놀랍기만 하다.

NC는 18일 LG 트윈스와 잠실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4로 이겼다. 9회까지 4-4로 승부를 보지 못해 연장전에 돌입했고, 10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의 볼넷을 발판으로 김주원의 적시 2루타와 안중열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 승리를 따냈다.

3연승을 내달린 NC는 이날 선두권 경쟁팀이었던 LG와 SSG가 나란히 패함에 따라 1위(10승 5패)로 올라섰다. 2위 SSG와 3위 LG에는 1게임 차로 앞섰다. NC가 단독 선두에 자리한 것은 시즌 개막 후 처음이다.

   
▲ NC 손아섭이 18일 LG전에서 득점을 올린 후 덕아웃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홈페이지


아직 개막 초반이고 많은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NC의 선두 등극은 '깜짝'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온전한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호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현재 3명의 외국인선수 가운데 1군 엔트리에 올라있는 선수는 투수 에릭 페디뿐이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테일러 와이드너는 허리 디스크 신경증으로 아직 데뷔 등판도 못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은 4경기 출전 후 옆구리 근육통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주전 포수도 공백이다. 양의지가 두산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후 그를 대체할 포수로 FA 영입한 박세혁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세혁은 지난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레디아가 헛스윙을 한 배트에 머리를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마운드와 타선, 안방 수비에서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NC는 크게 전력 공백을 드러내지 않으며 연승도 하고 순위도 가장 높은 곳까지 끌어올렸다.

역시 부상 선수 속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5연패에 허덕이며 최하위로 떨어진 것과 비교가 된다. NC가 의외로 잘 나가고 있는 비결은 뭘까.

NC는 투수진이 와이드너 없이도 분발하고 있다. 페디(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0.47)와 송명근(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0.52)을 중심으로 한 선발진은 물런 불펜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NC의 탐 평균자책점은 2.57로 유일하게 2점대를 유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은 2.57로 4위밖에 안되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타선에서는 박건우가 3할6푼4리의 고타율(전체 5위)로 분전하고 있는 외에는 크게 부각되고 있는 타자가 없다. 하지만 주전과 백업이 고른 활약을 하고,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고비를 헤쳐나가고 있다.

올 시즌 NC 주장을 맡은 손아섭은 18일 LG전 후 "야구는 선수 2~3명에 의존하는 종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후배들과 선배들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다 보니까 그런 면이 좋은 성적으로 나타나지 않나 생각한다. 승리를 향해 모두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뛰기 때문에 부상 선수가 많은데도 잘 버티고 있다"고 얘기했다.

현재 NC 팀 분위기를 잘 전한 말이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강해질 수 있기에 NC의 초반 강세는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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