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경제성·생산력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폴란드·영국·루마니아 공략 강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동·북부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산 지상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최근 자주포 도입 등을 위해 국방비를 증액했으며, 한화그룹 방산계열사들도 루마니아에서 K-9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루마니아 국방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K-9은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 1위를 수성 중인 무기체계로, 최근에도 이집트·폴란드·호주 등에서 대규모 성과를 거뒀다. K-10 탄약운반장갑차·K-11 사격지휘장갑차와 '세트메뉴'를 구성하는 것도 특징으로, △승무원 감소 △에어컨 탑재 △자동화된 무인포탑 장착 △사거리 연장 △발사속도 향상을 비롯한 성능개량도 이뤄지고 있다.

   
▲ K-9A1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루마니아는 30억 유로(약 4조3658억 원) 규모의 보병전투장갑차(IFV) 획득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폴란드 2차 계약 뿐 아니라 영국 수출도 노리고 있다. 영국은 올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업체를 선정한 뒤 2024~2025년 시험 평가를 진행할 예정으로, K-9과 독일의 PzH2000이 경쟁할 전망이다.

업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대규모 무기체계 지원이 이뤄지면 안보 공백을 채우기 위한 조치가 단행되는 등 2027년 글로벌 무기체계 수출 4강에 진입하기 위한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제외하면 각국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력을 지닌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K-2 흑표 전차는 노르웨이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가성비를 앞세워 루마니아 등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노르웨이 언론 보도 등을 들어 현지에서 K-2를 들여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정치적 상황 때문에 독일의 레오파드2A7이 최종 선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은 K-2의 가격이 레오파드2A7 보다 낮지만, 동급 성능을 보유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 K-2 흑표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폴란드향 초도 물량이 적기에 납품한 데 이어 조기 납품까지 이뤄진 것도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인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1차 실행계약 4개월 만에 초도 물량 10대가 인도됐으며, 지난달 22일(현지시각) K-2 5대가 기존 납기 보다 3개월 먼저 그드니아 지역에 상륙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의 요구에 맞춰 자료요청서(RFI)를 제출했고, 루마니아 장관은 방한 당시 현대로템 사업장에서 K-2도 살펴본 바 있다.

리투아니아도 첫번째 전차부대 창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투아니아는 인접 국가 폴란드의 사례를 주시하는 중으로, K-2 등을 중심으로 기계화부대 전력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전차 무용론이 돌았으나, 여전히 전차가 지상군의 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대포가 나오면 성벽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탄도 막아낼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는 것처럼 전차의 성능과 작전에 필요한 교리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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