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1001명 설문조사…"미국은 호감, 경제 안보에 도움"
노조 이기주의’에 큰 불만…세대, 젠더, 계층, 노·사간 갈등 심각
최대 관심은 직장·학업 등 현재 일...출산·육아 문제는 관심 적어
[미디어펜=문상진 기자]우리나라 2030세대는 북한보다 중국에 더 비호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 4개국 중 북한과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념 성별 지역과 상관없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과 중국은 ‘호감이 안가는, 경제와 안보에 위협적인 나라’로 손꼽았으며 2030세대의 61%는 ‘남북통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가짜 뉴스 퇴치 활동을 전개하는 시민단체 바른언론시민행동은 23일 발표한 ‘2030세대 사회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는 전국 20~30세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8일 실시했다. 조사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모바일웹 조사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 바른언론시민행동은 전국 20~30세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8일(6일간) 실시한 ‘2030세대 사회 인식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91%로 높게 나왔다. /자료=바른언론시민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인식은 ‘호감이 가고 경제 안보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한미동맹’ 정책에 대한 미래 세대의 지지율을 시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대한 인식은 북한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2030세대가 한반도 주변 4개국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 설문에 '호감이 안 간다'고 응답한 비율이 중국 91%로 1위였고 북한이 88%, 일본 63% 순으로 나타났으며 미국에 대해서는 ‘호감이 간다’가 67%로 다른 3개국에 비해 크게 높았다. 

북한에 대한 비호감 응답률(88%)은 남녀간, 연령대별, 보수 진보간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 세대에게 남녀를 통틀어 북한은 이념을 떠나 ‘호감이 안가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4개국이 우리나라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설문에는 '위협이 된다'에 북한 83%, 중국 77%로 나타났는데, 북한에 대한 응답은 보수(79%)와 진보(82%) 상관없이 위협적인 나라로 손꼽혔다. 중국에 대해서도 이념 성별 연령별 이념간 차이와 상관없이 일관된 부정적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에 대해서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74%로 북한 중국과 큰 대조를 이뤘다. 일본에 대해서는 '위협'이 53%, '도움'이 37%로 나타났다.

4개국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북한의 경우 '위협' 65%, '도움' 12%, 중국은 '위협' 60%, '도움' 33%로 북한과 중국은 위협적인 존재로, 미국은 '위협' 32%, '도움' 63%로 도움을 주는 국가로 손꼽혔다. 일본은 '위협' 44%, '도움'44%로 각각 조사됐다.

노조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높았으며 노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2030세대의 35%가 조합원 자기들만의 이익을 챙기는 ‘노조 이기주의’를 꼽았다. 이는 노조의 노동자 대표성에 의문을 던진 것으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조 개혁이 2030 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긍정'(34%) 보다 '부정'(42%)적 인식이 높았으며 파업('긍정' 38%, '부정'43%)에 대해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는데 남성이 특히 더 부정적인 의견(48%)을 내놓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2030세대의 응답률이 48%로 가장 높았는데 서울 시내의 잦은 시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 바른언론시민행동은 전국 20~30세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8일(6일간) 실시한 ‘2030세대 사회 인식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조에 대한 인식도. /자료=바른언론시민행동

'노조의 전체 노동자 권익증진 기여 여부'를 묻는 설문에도 '기여'(35%), '기여 못한다'(44%)로 부정적 의견이 높은 추이를 보였다. 노조의 문제점으로 가장 높게 손꼽힌 '자기들 이익만 챙기는 점'은 35%의 비율을 보였다. 

노사갈등은 '심각' 79%, '심각하지 않다' 13%, 세대갈등은 '심각' 75%, '심각하지 않다' 17%, 남녀 젠더갈등은 '심각' 76%, '심각하지 않다' 16%로 나타났다. 젠더갈등의 경우 '매우 심각'이 42%로 극단의 응답이 유난히 높게 나타나 그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나마 영호남 지역갈등은 '심각' 61%, '심각하지 않다' 24%로 나타났다.

사회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보면 응답자의 69%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해 2030세대의 불만과 실망을 보여줬다. ’공정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20%에 그쳤다. 이를 분야별로 보면 법 집행에 대해서는 '불공정'이 68%, '공정'이 27%였으며 재산형성 기회도 '불공정' 68%, '공정' 25%로 불공정 비율이 훨씬 높았다. 또 취업기회 공정성은 '불공정' 59%, '공정' 35%로 나왔고 임금이나 보수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불공정' 60%, '공정' 33%의 인식차를 보였다. 그나마 교육 기회 공정성이  '공정' 51%, 불공정 '43%'로 응답해 설문 항목 중 유일하게 긍정적 답변이 높았다.

2030세대는 또 한국 사회를 ‘갈등 사회’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두드러지게 드러냈다. 우리 사회 전반의 갈등에 대해서는 '심각하다'가 82%, '심각하지 않다'가 10%로 나타났으며 보수진보, 계층, 여야, 노사, 세대, 젠더 등 부문별 갈등에 대한 응답 중 심각하다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갈등에 대해 '심각하다'가 83%, '심각하지 않다'가 10%였으며 여야갈등 역시 '심각하다' 84%, '심각하지 않다' 9% 였다. 빈부 차에 의한 계층갈등도 '심각하다'가 84%, '심각하지 않다'가 11%로 나왔다.

   
▲ 바른언론시민행동은 전국 20~30세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8일(6일간) 실시한 ‘2030세대 사회 인식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회갈등에 대한 인식도. /자료=바른언론시민행동

2030세대는 이번 조사에서 노력에 따른 취업 가능성이나 내집 마련, 육아환경, 좋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심한 좌절감을 드러내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노력만 하면 취업은 무난하다'는 설문에는 '그렇다'가 34%, '그렇지 않다'가 63%로 나와 노력해도 취업이 안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드러냈으며 그중 30대 여성이 가장 심한 불만을 보였다.

‘우리 사회는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설문에는 '그렇다'가 26%, '그렇지 않다'가 69%로 조사됐으며 '좋은 일자리' 연봉 수준은 3,000만~4,000만원이 50%, 4,000만~5,000만원이 25%, 2,000만~3,000만원이 12% 순이었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그렇지 않다'가 81%인 반면 '그렇다'는 15%에 그쳤으며 이는 남성과 여성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과 투자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가 70%, '그렇다'가 26%였다. 또 '노력만 하면 계층 이동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역시 '그렇지 않다' 76%, '그렇다'가 19%로 나와 2030세대는 ‘계층간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직장·학업 등 현재 하는 일이며 일자리와 건강, 재테크, 취미·오락, 내집마련, 연애·결혼이 그 다음 순이었다. 출산·유아나 가족 부양 등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를 묻는 설문에 대해 2030세대의 49%는 직장·학업 등 현재 하는 일이라고 답했으며 취업·구직 등 일자리가 45%, 신체나 건강문제 41%, 재테크활동 40%, 취미·오락 35%, 내집마련준비 33%, 연애·결혼 등 이성문제 31% 순이었다. 반면 가족부양(16%)이나 출산·육아(10) 등은 관심의 중요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개인적 삶에 대한 만족도에는 불만(51%)과 만족(49%)이 비슷한 반면 사회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는 불만이 73%로 만족(27%)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가 49%, '혼자 사는것이 좋다' 34%였고 '결혼하지 않은 채 동거'에 대해서는 62%가 긍정적, 23%가 부정적이었다. 부모 부양은 개인보다 사회가 책임질 영역이라는 설문에는 '그렇다'가 43%, '그렇지 않다'가 48%로 조사돼 개인의 책임 영역이라는 인식이 조금 앞섰다.

현재 재테크 활동으로는 예금·적금이 7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주식(38%), 연금(16%)이 그다음이었다. 소득 대비 소비 수준을 묻는 설문에는 '많다'가 35%, '적다'가 25%, '적당하다'가 31% 순이었다.

일자리 환경과 관련 현재 취업자가 57%, 구직자 19%, 취업예정자 22% 였으며 일자리 선택기준으로는 '장시간 근로 하더라도 고액임금 선호'와 '고액임금 보다는 단시간 근로 환경 선호'가 각각 46%로 똑같은 선호도를 보였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