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문제 완벽히 해소된 것 아냐…올해 말 넘어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신차 출고 대란이 해소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여전히 신차 출고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품난이 해소되고, 고금리 여파로 계약 취소가 늘어나면서 차량 출고 기간이 많이 앞당겨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인기 차종의 차량 출고 기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2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일정 부분 출고 지연 문제가 해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상당 기간 대기를 해야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은 납기기간이 많이 단축됐지만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여전히 오랜 시간 대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 투싼./사진=현대차


현대차의 4월 생산계획에 따르면 아반떼는 가솔린 모델의 경우 3개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렌저는 가솔린 모델 4~6개월, 하이브리드 모델은 8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투싼은 가솔린 5개월, 하이브리드는 10개월 이상이며, 선루프 옵션을 선택하면 출고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한다. 싼타페는 가솔린 2.5개월, 하이브리드는 12개월 이상 소요된다.

기아차는 K5 하이브리드는 6개월 이상, K8 하이브리드는 4개월 이상 걸린다. 니로 하이브리드는 7개월 이상,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0개월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4개월 이상, EV6는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지난 2월 투싼 차량을 계약했다는 A씨는 "투싼 카페에 들어가 보면 가솔린 모델의 경우는 취소 차량을 받거나 해서 좀 더 빨리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하이브리드는 취소차도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올해 말이나 돼야 차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포르쉐 카이엔 쿠페 계약자인 B씨는 지난 2021년 말 차량을 계약할 당시 2년의 대기가 필요하다고 안내받았다. 현재까지도 차량 출고 대기 중에 있다. 

B씨는 "차량이 소량만 들어온다고 하더라. 취소 차량이 간혹 있다고 연락이 오는데, 원하는 색상과 옵션의 차량이 아니라서 계속 기다리는 중"이라며 "올해 안에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차를 계약한 사실도 잊어버릴 지경"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볼보 XC90 하이브리드도 지난해 말에 계약했는데, 1년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C씨는 2021년 8월 볼보 XC60을 계약 후, 2023년 2월까지 차량을 받지 못했다. C씨는 "처음에는 1년 정도 기다리면 된다고 했는데, 올해 초까지도 차를 못 받아 다른 차량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출고 지연 문제는 여전히 100% 해소되지 않은 부품 문제로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출고 기간이 긴 것은 높은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소됐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못하다. 올해 말은 넘어가야 어느 정도 더 해소가 될 것 같다"며 "그 때는 인기 차종을 제외하면 대기 기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출고가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 김 교수는 "소비자들은 입증된 모델을 선호한다"며 "디젤 시장은 거의 끝나가고 있고, 가솔린도 오래 남지 않았다고 본다. 전기차보다도 지금 현실적으로 안정된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출고 기간도 길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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