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선박 등 증가세, 반도체·석유화학 분야 고전
반도체 수출 비중 높은 중국·아세안 감소폭 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4월 우리나라 수출이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큰폭으로 줄면서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도 14개월째 적자다. 특히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對)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일 ‘2023년 4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달 수출액은 496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4.2% 감소했으며, 수입은 522억 달러로 13.3% 감소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적자다.

산업부는 이 같은 수출 감소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조업일수 감소, 지난해 4월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578억 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와(40.3%), 선박(59.2%), 일반기계(8.1%) 등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반도체(-41.0%), 디스플레이(-29.3%) 등 정보기술(IT)품목,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의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 지속,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하락, 철강 가격 하락이 이러한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증가한 유럽연합EU(9.9%)과 중동(30.7%)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5%), 아세안(-26.3%) 등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해의 역기저효과로 소폭 감소(-4.4%)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대중 및 대아세안 수출 감소에 주된 영향을 줬다. 

수입은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총 13.3% 감소했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우리 첨단전략산업 생산에 중요한 반도체 장비와 이차전지 소재(수산화리튬 등) 수입은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계속해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수출 감소는 일본·대만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수출부진과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강력한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출이 증가하거나 전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품목을 발굴해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하는 한편, 자원부국 등 유망시장 진출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산업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포함한 미국 순방성과가 수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회 창출 및 시장 개척도 적극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 중에 있으며, 동기간 대규모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IT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 3월 수출이 19.1% 감소했으며, 대표적인 수출신흥국인 베트남 또한 지난 1분기에 11.7%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은 자동차·철강 수출 확대, 대러시아·호주 수출 급증에 힘입어 3월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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