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다. '끝판대장'이란 수식어처럼, 삼성의 붙박이 마무리투수였던 오승환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삼성은 2일~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홈 3연전 가운데 두번째 경기인 3일 오승환을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다.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한 오승환이 국내 KBO리그는 물론 일본 프로야구나 미국 메이저리그 경력을 통틀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스스로도 낯설고 팬들에게도 생소한 선발로 나서는 것은 삼성 코칭스태프가 생각해낸 '오승환 살리기'의 한 방법이다.

오승환은 만 40세가 됐던 지난 시즌까지도 삼성의 든든한 뒷문지기였다. 한미일 통산 496세이브, KBO리그 374세이브의 기록이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가치를 증명하는 보증수표와 같다. 

하지만 올 시즌 오승환의 구위는 예전같지가 않았다. 10경기 등판해 1승 1패 4세이브 2홀드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4.50(10이닝 5실점)이나 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마무리로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중간계투로 등판시키며 부담을 덜어주려 했으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아예 선발로 등판시켜 긴 이닝을 소화하게 하면서 좀더 편안한 상태에서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박진만 감독은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오승환은 정현욱 투수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정 코치가 선발로 등판하는 방법을 권유했다"면서 3일 키움전 선발 등판 계획을 알렸고, "오승환은 50∼60개 정도의 공을 던지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오승환에게 선발 등판을 권한 것은 자신이 현역 시절 이런 방법을 통해 구위 회복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현욱 코치는 삼성 불펜의 '믿을맨'으로 한창 좋은 활약을 하던 시기인 2012시즌, 개막 후 구위 저하로 고전한 적이 있다. 당시 임시로 선발 등판을 통해 감각을 되찾았고 다시 불펜 에이스로 성공적으로 복귀한 바 있다.

오승환이 첫 선발 등판에서 어떤 피칭 내용을 보여줄 지, 이를 통해 '끝판대장'으로 부활에 성공할 지, 아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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